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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남편傳]사상 최악의 부인을 뒀었다는 남편, 소크라테스

최종수정 2017.03.21 14:20 기사입력 2017.03.21 14:20

소크라테스 석상(사진=위키피디아)

[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이현우 기자]세계 4대 성인 중 한명으로 일컬어지는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는 그의 뛰어난 지성과 함께 불행한 결혼을 했다고 알려져있다. 그의 부인인 크산티페(Xanthippe)는 소크라테스에게 끝없이 바가지를 긁어댄 악처의 대명사로 유명하다.

하지만 크산티페가 그냥 이유없이 바가지를 긁은 것은 아니다. 자신은 물론 어린자식들까지 딸린 식구가 많은 집안에서 남편이란 인물이 돈벌이에는 관심없고 매일 철학에 몰두한다며 집에 잘 들어오지도 않는다면 바가지를 안 긁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실 두 사람이 정확히 어떻게 만나 결혼했는지 기록에 나와있진 않다. 다만 소크라테스가 상당히 나이가 들어 60줄을 바라보고 있을 때 크산티페를 만난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람은 최소 서른살 이상 나이차가 났을 것으로 본다. 사실 소크라테스는 만년에 철학자로 이름이 있긴 했지만 기록에도 대단히 못생겼던 것으로 묘사돼있고 재산도 별로 없었으며 석공소를 하나 운영하고는 있었으나 거의 방치 수준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크산티페가 결코 악처가 아니었을 것이란 반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소크라테스가 방치한 석공소를 그녀가 훌륭하게 운영해서 가계를 책임졌다거나 소크라테스가 전쟁터에 나갈 때 군장 비용을 댔다는 설도 있다.

크산티페가 악처의 대명사가 된 것은 몇몇 전해지는 두 사람의 일화가 확대해석 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유명한 일화 중 하나는 계속 제자와 토론만 하던 소크라테스 머리 위에 크산티페가 물바가지를 뒤집어씌운 이야기다. 그러자 소크라테스는 태연하게 "천둥이 친 다음에는 큰 비가 쏟아지게 마련이지"라고 말하며 일상처럼 생각했다고 한다.
주변에서 어째서 저런 부인을 맞이했냐고 묻자 소크라테스는 "사나운 말을 다룰 줄 알게 되면 다른 말을 다루기는 쉬운 일이다. 내가 이 여자를 견디어 낼 수만 있다면 천하에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란 없어질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전해진다. 제자들에게는 "젊은이여, 결혼하라. 좋은 처를 얻으면 행복할 것이고, 악처를 얻으면 철학자가 될 것이다"라고 농담한 이야기가 남았다고 하니 결혼생활이 마냥 불행으로 점철되진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머리에 늙고 돈벌이도 없는 소크라테스지만 크산티페가 소크라테스를 버리거나 집에서 쫓아냈다는 기록은 없다. 오히려 소크라테스가 말년에 재판을 받고 독배(毒杯)를 마시고 자결할 때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런 모습은 세상 최악의 악처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다.


디지털뉴스본부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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