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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소환]올림머리 하고 자택 출발…조사실 앞에서 티타임(종합)

최종수정 2017.03.22 04:10 기사입력 2017.03.21 11:02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출발부터 서초동 검찰청사 들어서기까지…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조인경 기자] 역대 네 번째로 이뤄진 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은 신속하고 긴박하게 진행됐다. 서울 삼성동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앞과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은 이른 시각부터 긴장감이 감돌았고,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은 경찰이 일대 교통 신호를 통제하면서 10분만에 이동했다.

21일 오전 새벽부터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는 150여명의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현수막, 박 전 대통령의 사진 등을 들고 모여 들었다. 일부 지지자들은 인근 골목길에서 밤을 지새운 뒤였다. 상당 수가 약속이라도 한 듯 '즉각 고영태, 이진동, 김수현을 수사하라'는 피켓을 들었고, '빼앗긴 헌법 84조, 주권자인 국민이 되찾겠다. 자유대한민국 국민일동'이라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한 60대 여성 참가자는 "대구에서 첫차를 타고 올라왔다. 여기서 잠을 잔 사람도 있는데 그러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게 다 젊은 사람을 위한 거다"고 강변했다. 또 다른 60대 여성 지지자 역시 "충북 청주에서 5시40분 차를 타고 올라왔다"며 "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인데 이건(검찰 출두) 자기 얼굴에 침뱉는 행위다"며 분개했다.

여성 노인 3명은 자택 앞에 드러누워 "나를 차로 치고 가라" 외치다 경찰들의 제지를 받았다. 이 중 한명은 발작에 가까운 난동을 부리다 들 것에 실려 구급차로 이송됐다.
오전 7시쯤 평소 박 전 대통령 자택을 오가던 경호인력 10여명이 자택 바깥으로 나와 경호 준비를 하는 등 검찰 출두에 대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7시10분께 정송주ㆍ매주 미용사 자매가 자택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같은 시각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으로는 경찰버스가 늘어서고, 검찰 직원이 아닌 모든 사람은 청사 입구에서 출입 통제를 받기 시작했다. 취재인력 또한 미리 출입등록을 마친 경우에 한해서만 신분을 확인하고 비표를 받은 뒤 청사 진입이 가능했다. 출입 초소에는 검찰 직원들과 취재진, 경찰, 방호인력 등이 몰리면서 수십여미터 줄을 서는 등 유례 없이 혼잡한 상황이 연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오전9시15분쯤 모습을 드러냈다. 여느 때처럼 올림머리를 하고 짙은색 바지에 청색 코트를 걸친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아무 말 없이 자택에서 걸어나와 대기중이던 차량에 올랐고, 곧장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출발했다.

경호원들이 차량 주변을 에워쌌지만 자택 앞 골목길을 빠져 나오는 동안 태극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일부 지지자들을 향해 박 전 대통령이 잠시 손을 들어 보이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또 다른 에쿠스 차량 한대와 검은색 SUV 차량 한대도 박 전 대통령의 차량과 함께 이동했다.

차량들은 선정릉역 사거리를 거쳐 직진하다 선릉역 사거리에서 우회전했고, 테헤란로를 따라 르네상스호텔 사거리와 역삼역 사거리, 강남역 사거리, 법원ㆍ검찰청 사거리를 지나 서초역 사거리에 닿았다. 공교롭게도 서초동 삼성 사옥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공소유지를 위해 새로 입주하는 서초동 건물 등 상징적인 장소들을 모두 스쳐 지나왔다. 차량 뒤편으로는 각 언론사의 취재차량들이, 상공에는 방송사에서 띄운 헬기 2대가 따랐다.

경찰이 일대 교통 신호를 통제한 덕분에 차량은 약 5.5㎞의 거리를 막힘 없이 달려 9시25분쯤 서울중앙지검 앞에 닿았다. 자택 출발 후 10분여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사 입구에 미리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여러분들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조사실로 올라갔다.

이어 임원주 서울중앙지검 사무국장의 안내로 10층으로 올라가 10층 조사실 옆 1002호 휴게실에서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검사(검사장)와 10분가량 차를 마셨다. 이 자리에는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인 정장현ㆍ유영하 변호사가 동석했다.

노 차장검사는 조사 일정과 진행방식에 대해 개괄적으로 설명하면서 이 사건의 진상규명이 잘 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고, 박 전 대통령은 성실히 잘 조사받겠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티타임 후 9시35분부터 1001호실에서 시작됐다. 한웅재 형사8부장이 배석검사 1명, 참여 수사관 1명과 함께 조사를 시작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먼저 신문에 참여했다. 신문 참여는 변호인 둘이서 번갈아 하기로 했다.

당초 조사 전 과정을 영상녹화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상녹화는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청사 주변에 드론을 띄우는 행위를 금지시키는 등 유례 없이 강도 높은 보안ㆍ경계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무관한 사건에 관한 관계인 소환조사 일정은 가급적 뒤로 미뤄 사실상 '박근혜 조사청'으로 일시 변모한 셈이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이 떠난 삼성동 자택 앞에서는 일부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탄식과 고성을 외치다 오전10시께부터 거의 해산한 상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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