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반한(反韓) 시위에 학생들을 동원한 영상이 퍼지면서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
2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망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야리전 소재 스지싱초등학교는 최근 교직원과 학생 400여명이 참가한 사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 교사는 이어 학생들에게 한국 여행을 가거나 한국 TV 방송을 시청해서도 안 되며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가 생산한 어떤 제품도 사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만 12세 미만의 학생들은 한국 제품을 보이콧하겠다고 맹세한다. 그러면서 교사가 "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학생들은 "할 수 있습니다!"를 세 차례 외치는 것으로 영상은 끝난다.
FT는 "이 학교 교장이 '애국 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해야 하며 부모들도 지지한다'면서 집회가 잘한 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한 중국인 네티즌은 "정치적 시위에 어린이들이나 일반 대중을 이용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뿐 아니라 상식을 벗어난 일"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네티즌은 "매우 수치스럽다. 이런 방식으로는 어떤 화합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국인도 "아이들은 연약해 상처받기 쉽다. 아이들을 선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비열하다. 슬프게도 나는 정치적 시위 앞에 아이들을 내세우는 것을 항상 봐 왔다"고 적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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