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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비리' 신동빈 혐의 부인…신격호는 '우왕좌왕'

최종수정 2017.03.20 17:01 기사입력 2017.03.20 17:0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윤동주 기자 @doso7)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검찰의 공소 내용에 대해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뜻이었다면서 모든 책임을 부인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법정에서 의사소통이 거의 힘든 모습을 보이며 우왕좌왕했다.

2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롯데 총수일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첫 공판에서 신동빈 회장은 총수일가에 공짜 급여를 지급하고 롯데시네마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신동빈 회장측 변호인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영화관 매점 중에서 수도권은 유미네(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지방은 영자네(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에게 나눠주라고 직접 지시했다"며 "(회사) 이름과 지분까지 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가족 관계 일을 다른 사람이 아는 걸 아주 싫어했다"며 "영화관 매점을 임대하는 과정에서 총괄회장은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에게 직접 지시했고 신동빈에게는 단 한마디도 상의하거나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이 총수일가에 508억원의 공짜 급여를 지급해서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검찰의 혐의에 대해서도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시였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빈과 신영자 등 가족의 문제를 직접 결정했다"며 "채정병 고문이 가족들의 급여안을 적어 오면 신격호 총괄회장은 그 옆에다 지급할 금액 등도 직접 수정해서 줬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은 급여통장도 본인이 가지고 있었다"며 "그래서 명색이 (롯데그룹) 회장이라는 신동빈도 자기 월급 통장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사업 실패를 숨길 목적으로 부실화한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에 다른 계열사를 동원해 471억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적극 방어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롯데가 피에스넷 인수한 이유는 (검찰 주장처럼) 다른 은행으로부터 수수료만 받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롯데그룹 스스로 인터넷은행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은행 사업이 확산되고 있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인수위에서도 인터넷은행을 정책으로 추진하겠다고 해 고민 끝에 2008년 인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롯데 피에스넷이) 적자가 나는데 즉시 청산하지 않은 것이 배임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기업하는 사람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며 "당시 인터넷은행 사업은 아직 본격적으로 안 되고 있었다. 이 사업은 장기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롯데 피에스넷이 2009년 현금인출기(ATM) 구매 사업에서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중간 사업자로 끼워넣어 41억50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겨준 것에 대해서도 "당시 상황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신동빈은 롯데기공에 지분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함께 기소된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이사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 등 총수일가 5명이 모두 출석했다.

다만 신격호 총괄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 30분만에 자리를 떠났다. 그는 재판 내내 재판장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상황을 인식하지 못 한듯 우왕좌왕하는 태도를 보였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이 회사는 내가 100% 가진 회사다. 내가 만든 회사고, 100% 주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나를 기소할 수 있느냐"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이에 재판부는 신격호 총괄회장 측이 공소사실에 대한 부인 입장을 모두 밝힌 후 신 총괄회장 측에 "퇴정해도 된다"고 허락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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