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대전 한밭야구장. 프로야구 넥센과 시범경기를 앞둔 한화의 '야신' 김성근 감독(75)이 물었다. "저 친구, 누군데 저렇게 빠릿빠릿 뛰어다니는 거야?" 마침 공수가 바뀌어 넥센 선수들이 벤치에서 내ㆍ외야로 달려나가고 있었다. 김 감독은 막 2루를 지나치는 젊은 선수를 가리켰다. "이종범 해설위원(47)의 아들입니다." 김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게 하네. 앞으로 크게 될 거야."
'바람의 손자' 이정후(19ㆍ넥센)가 정규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바람'을 일으키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19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범경기에서는 단연 빛났다. 2-3으로 뒤진 8회말 2타점 역전 결승타로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넥센의 시범경기 첫 승(2무3패)이자 장정석 신임감독(44)의 첫 승이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4할3푼8리(6경기ㆍ16타수 7안 타)나 된다.
그는 2017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슈퍼스타 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이라 더 크게 주목받았다. 아버지는 오른손 타자 유격수였지만 아들은 왼손으로 타격하고 외야 수비를 한다. 하지만 야구 재능은 아버지에게서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그는 "아버지께서 야구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신다. 선배님들의 이야기를 잘 들으라는 말씀만 하신다"면서 "컨디션을 유지하는 방법이나 체력 관리는 먼저 여쭤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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