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은 서경배 아모레 회장, 사드 대비 사업부 전략 수정할까(종합)

아모레, 해외 매출서 중국 비중 67%…中 의존도 높아
배동현 대표, 면세점 고객 수 급감에 따라 실적 하락 가능성 제시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한ㆍ중 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으로 국내외 실적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15일 한국 여행 상품 판매를 금지하면서 방한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수 감소로 국내 면세점 실적 악화도 예견되는 상황이라 중국 사업 전반에 대한 전략 수정이 들어갈 지 주목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동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는 중국의 '사드 보복'의 노골화로 중국 사업부문에 대한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배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열린 제 11기 아모레퍼시픽그룹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사드 배치 이후 상황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15일 이후가 관건"이라며 면세점 고객 수 감소를 우려했다. 이어 그는 "상황이 악화되면 피해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사드 이슈와 관련해 서 회장의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회사가) 계속 성장해야하는데 이런 (사드) 이슈가 터져 (서 회장의) 고민이 크다"고 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이슈를 모니터링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 일환으로 같은 날 진행된 아모레퍼시픽 정기주총에서는 중국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을 올려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는 박승호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다. 박 교수는 미국 오리건 대학교에서 전략경영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뉴저지주립대 정교수, 북경삼성경제연구소 소장 직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중국 현지에서 명문 MBA로 불리는 CEIBS에서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 중국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최근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를 제외한 해외 시장 매출(1조1963억원)에서 차지하는 중국 매출(8005억8500만원)은 67%가량이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해외 시장 매출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2배가량 큰 규모다.

한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이날 정기주총에서 제11기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 주소를 바꾸는 내용의 정관 변경,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와 관련해 승인을 받았다. 배 대표는 인사말에서 "중화권, 아시아, 북미 지역과 더불어 중동, 서유럽 등 신시장 개척 교두보를 확보해나갈 것"이라며 "더불어 디지털역량제고 및 리테일 역량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