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법에 의하면 미국의 수출액을 계산할 때 재수출을 제외한다. 재수출이라는 것은 재화가 한 국가로 일단 수입이 되었다가 아무런 후속 공정이나 부가가치 증가 활동 없이 추후 다른 국가로 다시 수출되는 것을 말하는데 무역제재를 피하는 방법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레이트가 자국으로 수입된 물건을 다시 이란으로 재수출하는 경우를 들 수 있는데, 이런 재수출을 이용하여 이란은 미국의 무역제제를 피할 수 있다. 재수출은 관세를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쓰이는데 예를 들어, 멕시코에 직접 수출을 하면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는 기업이 관세가 낮은 미국 시장으로 먼저 수출을 하고 다시 멕시코로 수출하는 경우이다. 미국과 멕시코는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의 재수출은 관세가 없거나 매우 낮은 관세를 물게 된다.
일반적으로 시계열 자료는 일관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잘 바뀌지 않는다. 특히 미국은 사회 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이기 때문에 정책의 집행이 안정적이고 잘 바뀌지 않는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일단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여 자료를 준비하라는 요구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담당 공무원들이 자료의 일관성 및 정책 집행의 혼선 등 새로운 방법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으며 미상무부와 회의를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력하다는 반증이다.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에 대해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는 일차적 이유는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수행하는 정책을 믿을 수 없다는 점이다. 이미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에 대한 졸속 행정명령 발동으로 많은 합법적인 여행자들이 공항에서 며칠씩 묶여 있거나 입국이 거부되는 사태를 초래했고, 과거에 했던 약속들을 뒤집고 있다. 국가간의 조약이나 협정은 상호신뢰가 생명인데, 자국우선을 내세우며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런 긴박한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 우리 나라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우리의 국익을 챙기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보면 극명하게 한 국가가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행정부를 겨냥해 자유무역을 주장하면서도 사드배치 관련해서 한국에게는 노골적인 무역보복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그야말로 실리와 국익위주이다. 탄핵정국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우리의 국익을 챙겨야 한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