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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섬 글쓰기 기초 특강①]읽는 것이 실력이다

최종수정 2017.03.15 09:48 기사입력 2017.03.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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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글을 베껴 써보는 게 글실력 향상의 지름길

글쓰기 기초에 관한 강의를 할 기회가 가끔 생긴다. 정리할 겸해서, 몇권의 책을 뒤지며 내 생각을 보태 ‘내 식대로 특강’을 해볼까 한다. 단상에 나서서 가르칠 만큼 능력이 갖춰진 건 결코 아니지만, 글쓰기 평생 수행자의 하나로 나 스스로에게 하는 강의처럼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를 위한 기초 수행 방법이다. 인턴기자들과 늘 함께 하는 자리에 있는 만큼, 새로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나를 발견하는 책 읽기 독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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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글쓰기가 제대로 되려면 읽기부터 돼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우선 많이 읽고 지속적으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신문 편집기자로 평생 남이 써온 글을 읽어온 사람이다. 매일 글을 읽고 있지만, 글의 독해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빨리 읽고 정확하게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글이 지닌 내용의 가치를 읽는 것, 그 글 바깥에 있는 흐름까지 꿰어 읽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 독해가 안되면 뉴스를 이해하지 못하고, 헤드라인을 달지 못한다.
읽어내는 힘을 키우고, 맥락을 파악하고, 캐릭터를 운영하는 힘을 배우는데는 좋을 것이다. 소설을 쓰거나 스토리텔링을 하려면 필요한 독서이리라. 그것이 아닌 경우라면, 신문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역사, 예술, 철학을 다룬 인문학 서적이나 인물 전기, 에세이집이나 시집도 훌륭한 자극제이며 교재이기도 하다.

신문 사설을 읽는 일에 대해서 어떤 교수들은 정파적 편가르기가 심하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다. 좌파나 우파, 혹은 흑과 백의 진지(陣地)의 논리에 치중한 나머지, 근거 제시가 부족하고 비약과 편향이 잦다는 것이다.

강준만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최상의 글쓰기 교재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다른 색깔의 신문을 두개 이상 비교하면서 보라고 권한다.

신문에게서 배울 가장 중요한 노하우는 압축의 능력이다. 많은 지식인들은 긴 글을 쓰는 것보다 짧은 글을 쓰는 것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김우창교수는 "글을 쓰는 데는 4시간이 걸리는데 줄이는데는 5시간도 더 걸릴 때가 많다"고 말한다. 신문사 논설위원들은 대학교수보다 압축적 글쓰기 능력이 대개 더 뛰어나다. 매일 그 제약을 의식하면서 글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원고지 10매의 글을 잘 요리하는 솜씨를 익히기 위해서, 신문 글보다 더 나은 교재를 찾기는 어렵다.

신문 글을 어떻게 읽으란 말인가. 그냥 베껴 써보는 게 최고다. 그러다가 글의 스타일이 특정 기자의 문체를 닮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까진 없다. 실력이 쌓이면 자기 스타일이 저절로 생기게 마련이다.

강준만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매일 신문 사설 10편 내외를 꼼꼼히 읽는 버릇을 몇 개월간만 지속하면 자신의 글쓰기 실력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져 있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내 경험담이므로 보증한다."

광고쟁이 헬무트 크론은 말을 이쯤에서 꺼내는 게 좋겠다.
"좋은 광고 카피를 만들고 싶다면 좋은 카피를 흉내내는 것만큼 좋은 아이디어는 없다. 나는 5년 동안 보브 게이지를 흉내냈다. 문장의 줄 간격까지 따라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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