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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눈]촛불도 태극기도 모두 애국이다?

최종수정 2017.03.14 04:03 기사입력 2017.03.1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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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시론의 위험에 관하여

오늘자 어느 신문에선, 촛불도 태극기도 애국이라면서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멋진 말인 것처럼 보인다.

태극기는 원래 '애국'의 상징으로, 시위대가 이것을 들게 된 뒤부터, '정권의 심각한 오작동에 대한 상식적인 항의'를 애국적이지 않다는 뉘앙스로 만들어버렸다. 문제 인식의 틀을 바꿔버린 것이다.

촛불과 태극기는 누가 애국적인가를 겨루는 상대적인 진영개념일 수 없었지만, 어느샌가 그런 프레임에 말려들고 말았다.

[뉴스의눈]촛불도 태극기도 모두 애국이다?


촛불은 애국심을 시위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라, 비정상적인 권력을 바로잡자는 뜻을 보태기 위해 나온 것일 뿐이다.
태극기가 애국충정을 강변하면서, 촛불은 종북이나 좌파의 정치적 계략으로 매도되기 시작한다.

태극기는 국가 상징이며 많은 역사적 기억을 탑재하고 있는 것인만큼 기층부의 민심을 끌어들이는 본능적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게 사실이다. 거기에 제왕적 대통령과 오래된 대통령가에 대한 '누적된 시간'의 정서가 연민과 뒤섞이면서 태극기의 이미지에 찰싹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것이 최근 나타난 태극기애국주의의 핵심적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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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상당한 파괴력을 지니기 시작하자, 갈곳을 잃어 살곳을 찾던 보수정치의 떠돌이들이 극언을 쏟아내며 줄을 서기 시작한 것이 탄핵 즈음의 정치적 분열 양상을 만든 동인이었다.

촛불은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일어선 사람들이지만 태극기는 촛불을 심판하겠다며 등장한 사람들이다.

결국 대통령은 파면되었고, 태극기는 파면된 대통령에게 몰려들어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공유하며 분노를 돋우고 있다.

국가 통합을 위한 위대한 포용과 담대한 선언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태극기와 애국을 두루뭉수리하게 합체시키는데 동의하는 일은 그것과 상관없이 옳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태극기와 '오도된 애국'을 떼어놓아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지 모른다. 양비론도 무섭지만 양시론은 더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뉴스의눈]촛불도 태극기도 모두 애국이다?


최순실을 업고 국정농단을 방임하고 조장한 대통령은, 스스로의 죄과를 인정하지 않고 아직도 자신의 편에 서 있는 태극기 시위자들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전투의 진영을 분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태극기를 애국으로 받아들이려면, 음모론을 내세우며 박근혜 사수를 주장하는 저 외눈박이의 생계형 적개심이 스스로를 열고 제대로 국가가 품을 수 있는 상식적인 개념 안으로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박근혜가 모든 음모의 희생양이었다면, 그것에 대해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입증 절차들을 충실하게 밟는 게 옳지 않겠는가. 시위하는 시민을 향해 시위하는 그런 삿대질 시위 말고 말이다.

박근혜가 부끄러움 없는 애국이었다면 지금 쥐고 흔들고 있는 태극기도 애국일 것이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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