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디지털뉴스본부 이은혜 기자] 청와대 관저에서 12일 삼성동 사저로 퇴거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 참모·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헌재 선고 이후 사흘째 청와대 관저에 체류하던 박 전 대통령은 애초 13일 오전에 청와대를 떠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12일 오후 삼성동 사저 복귀를 결정했다.
박 전 대통령은 먼저 오후 6시 30분께 청와대 관저에서 한광옥 비서실장,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및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경제나 외교안보, 복지 등의 분야에서 좋은 정책을 많이 추진했는데 조금 더 잘 마무리하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앞으로도 맡은 바 일들을 잘 마무리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다만 헌재의 탄핵 결정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관저에서 나와 오후 7시께 청와대 녹지원에서 청와대 직원들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녹지원 앞길을 걸어가면서 비서실과 경호실 소속 직원 500여 명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박 전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하다", "수고하셨다"면서 인사했고 직원들은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직원들은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직원들과의 인사를 마친 뒤 일몰시간이 지난 7시16분께 청와대를 나왔다. 2013년 2월25일 취임하면서 청와대에 들어온 지 1476일 만에 청와대를 떠난 것이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퍼스트레이디 대행 역할을 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로 1979년 11월 청와대를 떠난 뒤 37년여 만에 두 번째로 청와대와 작별했다.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의 메시지를 전하거나 입장을 외부에 알릴 대변인격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민경욱 한국당 의원이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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