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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밝혀진다? …청와대 나온 박근혜, '탄핵 불복'발언 분석

최종수정 2017.03.13 08:45 기사입력 2017.03.1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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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눈]전 청와대대변인 통해 밝힌, 4개의 문장으로 된 '탄핵 파면 관련 코멘트' 뜯어보니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직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직후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12일 일요일 저녁 7시16분 긴급히 청와대에서 퇴거한 박근혜 전대통령이 강남 삼성동의 자택에 도착한 뒤 민경욱 전 청와대대변인을 통해 내놓은 말이다. 10일 금요일 탄핵인용 이후 사흘간의 침묵 끝에 박 전대통령이 처음으로 내놓은 입장인지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4개의 문장으로 돼 있는, 전직대통령의 발언은 전체 국민을 향한 발언이라고 보기 어려웠고 국가를 경영하던 총책임자로서의 대국적인 문제의식을 느낄 수도 없었다. 대통령의 멘트는, 상당히 다듬어진 정교한 헌재 심판 불복(不服)의 의사표현에 가까웠다는 게 이날 발언을 접한 사람들의 지적이다.

진실은 밝혀진다? …청와대 나온 박근혜, '탄핵 불복'발언 분석
'대통령 소명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의 결과는 제가 안고 가겠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로 볼 수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을 주장함으로써, 헌재의 심판과 파면이 부당하다고 주장해온 그간의 입장을 재천명한 셈이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를' 하는 표현도, 얼핏 보면 대통령으로서 국민 전체에 대해 임기 동안의 일들에 대해 사례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이란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자신을 탄핵에 이르게 한 국민 대다수와 지지자를 분리하는 차가운 수사법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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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의 결과는 일단 승복하겠지만, 이 사태의 부당성을 규명하는 일은 멈추지 않겠다는 뜻을, 이날 사저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로 전달하는 장면은, 비록 탄핵까지 이르렀지만 일국의 지도자를 지낸 사람이 지녀야할 품격과 도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부족해 보였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진 이후, 국가가 상당한 정도의 '아노미'를 경험하고 있고, 정치적인 극한분열과 경제의 위축, 국가 정책의 혼선과 실기가 삼각한 수준에 이르러 있는데도,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고민은 일언반구도 나오지 않았다. 국민통합에 관한 최소한의 메시지조차 생략하고 자신의 억울함에 대한 호소만을 남긴 채 총총히 사저로 들어가버린 전직 대통령. 또다시 많은 이들은 알 수 없는 무안함과 '국민적 자괴감'이 드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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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삼성동 박근혜 전대통령 사저 앞에는 태극기 시위대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태극기 깃발로 취재진의 카메라를 고의로 가려 조직적으로 취재행위를 방해했다는 물의를 빚기도 했다. 박 전대통령은 북새통 속에서도 그들에게 다가가 대화도 나누고 팻말에 서명도 해주는 등 이례적인 여유와 관심을 보여줬다.

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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