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입성했습니다.
지난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017시즌 개막전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요.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공동 46위로 나름 선방했습니다. 벌써 프로 13년 차라 떨리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요. 새 출발을 한다는 건 역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회를 앞두고 잠을 설쳤고, 플레이하면서도 꽤 긴장했습니다. 그래도 1차 목표인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최종 4라운드는 특히 두고두고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생일날이었는데요. 정말 버라이어티한 하루였습니다. 10번홀(파4)에서 출발해 15번홀(파4)에서 '대형 사고'가 터졌습니다. 더블보기의 쓴 맛을 봤는데요. 페이드 구질로 티 샷한 공이 페어웨이 왼쪽 나무 근처로 날아간 뒤 사라졌습니다. 캐디가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갔지만 결국 공을 찾지 못해 로스트볼 처리를 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좀 더 정교하게 쳐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불운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후반 4번홀(파5)에서 첫 이글을 잡아냈는데요. 40m 어프로치 샷이 그대로 홀로 빨려들어가면서 일본 데뷔 첫 이글이 됐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결과였습니다. 개막전부터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일본 팬으로부터 생일카드와 선물까지 받았습니다.
JLPGA투어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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