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연맹 조사선 63.81%로 전체 평균에도 못미쳐 논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가는 곳마다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이 있다. 바로 '공약이행률 96%'라는 수식어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이나 언론 인터뷰 등 공개석상에서 자신을 소개하고 공약을 내놓을 때마다 이러한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이 시장이 강조하는 '공약이행률 96%'는 객관적 근거가 있는 수치일까, 아니면 표심을 호소하기 위한 자화자찬에 불과한 것일까. 이 시장 캠프 측은 "공약이행률 96%는 시민단체인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설명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그렇다면 96%라는 숫자는 어디서 나온 걸까. 2010년 이재명 시장이 민선 5기로 성남시장에 취임한 이후 성남시가 매니페스토본부의 평가에서 최고등급인 SA등급을 받아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공약이행률 96%는 매니페스토본부가 발표한 것이 아닌, 매니페스토본부 측의 요청으로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환산한 수치다.
성남시 정책기획과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매니페스토본부가 매년 공약이행률 조사를 하는 자료를 갖고 96%라는 퍼센티지로 환산한 것"이라며 "일반 시민은 등급으로 이야기하면 공약이행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얼른 와 닿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자료를 분석해 퍼센티지로 환산하는 건 시에서 자체적으로 작업한 게 맞지만, 해당 자료는 매니페스토본부에 제공된 그 자료와 동일하다"며 "이 시장 본인이 직접 공약이행 내용을 확인하고 발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시 측은 이 시장이 민선 5기 재임시절인 2011~2014년까지 진행해 이미 종료된 공약사업의 달성률이 96%라는 것으로, 구체적으로 중소벤처기업 지원, 사회적기업 육성 등 총 107개 공약사업 중 102개 사업이 이행됐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의 민선 6기 취임 이후 최근 3년간의 공약이행률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이 시장의 공약이행률을 둘러싼 논란은 또 하나 있다. 2014년 법률소비자연맹(이하 법률연맹)이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성남시의 공약이행률은 63.81%로 전체 평균(66.56%)에도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고, 221개 지자체 중에선 146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성남시 관계자는 "법률연맹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내용과 매니페스토본부 측에서 검토한 내용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두 단체 간 평가방식과 기준이 달라 조사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성남시는 정부부처와 언론사, 시민단체 등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매년 10여개 이상의 상장을 싹쓸이 하는 등 다른 지자체에 비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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