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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가격 연초 상승세?…앞으로의 향방은 트럼프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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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금 가격의 향방을 트럼프 행정부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8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로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은 빠르게 하락세를 보였다. 게다가 연준이 기준금리까지 인상하면서 금 가격은 온스당 1,13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금 가격은 8.5% 상승하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 취임식을 지나면서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트럼프와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회 위원장이 중국, 일본, 독일 등의 국가를 환율조작국이라고 비난하면서 달러 강세 현상이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4월 23일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EU 탈퇴를 주장하는 프랑스 대선 후보 마린 르펜이 지지율 1위를 기록한 것 또한 금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연말부터 그러했듯이 트럼프의 정책 방향성,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그리고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가 향후 금 가격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과 5월에 있을 프랑스 대선, 9월에 있을 독일 총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 가격의 하방이 단단해질 수는 있겠지만 트럼프의 정책 방향과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감안할 때 금 가격의 상단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1,100~1,300달러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가격은 온스당 1,240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제 개혁, 인프라 투자 확대,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정책들이다. 금은 인플레이션에 의한 가치 하락을 헷지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 중 하나이기 때문에 보통 인플레이션 구간에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한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과 금 가격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은 비슷한 궤적을 보이면서 움직인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질수록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금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상승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를 강화시키면서 국채금리 상승을 야기해 실질금리가 높아질 수 있다.

서 연구원은 "금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이자수익을 지급하는 채권이나 배당수익을 지급하는 주식과는 다르게 현금유입이 없다는 점"이라면서 "따라서 국채금리가 상승하여 실질금리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금의 투자매력도는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연초 이후 금 가격이 반등을 보인 이유도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과 취임식에서 재정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되려 이러한 경제정책보다는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오히려 불확실성을 확대시킨 측면이 있었다. 이로 인해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의구심으로 바뀌게 되면서 급등했던 국채금리가 안정국면에 진입했다.

하지만 3월 중순 부터는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이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2017년 미국 연방재정 관련 일정을 살펴보면 이번 달에 미국 정부는 예산안을 제출해야 하며 3월 15일에는 부채한도 증액 유예기간이 만료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구체화 될수록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국채금리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금 가격에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수록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 10월만 하더라도 옐런 의장은 고압경제(high-pressure economy)를 언급하며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었지만 지난달 14일 상원 청문회에서 "현재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고용시장의 호조가 이어지고 물가가 2%로 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고용과 물가 상승이 예상대로 진전될 경우 금리의 추가 조정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트럼프의 재정정책에 따른 경제회복이 가시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오히려 미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최근 옐런 의장을 비롯한 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살펴보면 인플레이션 속도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인플레이션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더라도 명목금리 상승률을 넘어서면서 실질금리가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과거 금리 인상 시기를 살펴보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경제성장으로 인해 금 실수요가 증가하고 신흥국 중앙은행이 금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던 2004년~2006년을 제외하고는 금 가격의 상승세가 제한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는 실질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의 상승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결국 트럼프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되고 이로 인해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트럼프 랠리가 이어질수록 금은 결국 랠리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산적한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는 금 가격의 하방을 지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브렉시트 관련 협상이 시작되는 가운데 3월 15일에는 네덜란드 총선, 4월 23일과 5월 7일에는 프랑스 대선, 9월에는 독일 총선이 예정돼 있는데 트럼프의 당선에 힘입어 반이민,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들이 힘을 얻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극우 정당의 선거 승리 여부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일단 3월 15일에 열리는 네덜란드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의 기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집권 중인 자유민주당(VDD)이 16.3%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으며 반이슬람주의를 표방하고 EU 탈퇴를 주장하는 자유당(PVV)의 지지율이 15.7%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11월 이래 처음으로 극우 정당인 자유당의 지지율이 자유민주당의 지지율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다만 여전히 자유당과 자유민주당의 지지율 격차는 근소하기 때문에 만약 자유당이 제 1당의 지위를 차지하게 될 경우 프랑스의 국민전선(FN),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과 같은 극우 정당들이 더욱 더 기세를 떨칠 가능성이 있다.

4월 23일에 대선 1차 투표를 실시하고 5월 7일에 결선 투표를 실시하는 프랑스 역시 르펜을 필두로 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기세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르펜은 이민 정책에 대해 반대의사를 표명했으며 EU도 탈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다자간 대선 후보 지지율을 살펴보면 르펜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1차 투표에서 르펜이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으며 이로 인해 일시적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다. 만약 이렇게 될 경우 금 가격은 단기적으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프랑스 대선의 경우 1차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한 후보가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경우 가장 많은 득표를 받은 후보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되기 때문에 양자간 대결이 더욱 중요하다. 아직 양자간 대결에서는 르펜과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르펜이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서 연구원은 "과거 브렉시트 당시에는 온스당 1,260 달러선에서 머물던 금 가격이 약 2주 만에 1,360 달러까지 상승했었던 전력이 있다"면서 "현재 금 가격이 이미 프랑스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일부분 반영한 상황이고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이 최종 당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급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이러한 유럽의 정치적 이벤트는 그 자체만으로도 금 가격의 하방을 강화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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