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닭고기, 계란 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 ·소매가가 오르는 데 발맞춰 대형마트들은 지난달 9일부터 닭고기 상품 판매가를 최대 8% 인상했다. 치킨값도 덩달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잦아드나 했던 AI가 최근 다시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부터 서해안 벨트를 따라 AI가 발생하는 데 이어 남해안에서도 의심 사례가 나왔다. 전날 경남 하동 금성면에 있는 3200마리 규모의 육용 오리 농장과 5만마리 규모 전북 군산 육계 농장에서 AI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AI 악몽이 되살아나자 방역 당국은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전남·북과 광주에 이어 충남·세종·경기·인천 지역에 대해서도 전날 자정부터 36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시 명령을 발동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생활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축산물 가격은 AI가 진정되면서 점차 안정세를 회복할 것"이라며 "최근엔 구제역으로 축산물 가격 급등 우려가 커졌으나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지만 않는다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리라 본다"고 분석했다. 이는 AI가 사실상 종식 단계에 들어섰음을 전제한 분석이었다. AI 불씨가 '불길'로 번지면서 당분간 닭고기 가격 불안은 지속될 여지가 많아졌다.
한편 계란 가격은 하락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전국 평균 계란(특란 중품) 한판 소매가는 지난달 10일까지 15거래일 연속 하락, 7892원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지난달 13일 16거래일 만에 내림세가 꺾이며 7945원으로 올랐다. 다음날부터는 다시 내려 지난달 28일 7464원을 기록했다. 평년 가격(5431원)보다는 아직 37.4% 높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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