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차 촛불집회]광화문 100만vs탄핵반대 300만?… 최대인원 모였다

집회장소 불과 수백m 거리…경찰병력 1만7000명 동원
양쪽 주최측 추산 올해 최대규모…"즉각탄핵" vs "탄핵 기각" 세대결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저녁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사진= 공동취재단)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금보령 기자, 이민우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2월 마지막 주말 촛불을 든 시민 100만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탄핵을 촉구하는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맞선 보수단체들의 탄핵반대 집회도 총동원령을 속에 시청 인근에 집결해 있다. 이날은 박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이기도 하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17차 범국민행동의 날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를 개최했다.

퇴진행동 측은 오후 9시 현재 광화문에 100만명이 모였다고 추산했다. 올 들어 열린 일곱 번의 촛불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현재 광화문 북단에서 청계 파이낸스빌딩 앞까지 인파로 가득 찼고, 종각과 서대문 방향으로도 집회 참가자들이 운집했다.

지방에서도 광주 4만명, 부산 2만5000명 등 전국적으로 107만명이 촛불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퇴진행동이 이번 촛불집회 슬로건으로 내세운 '박근혜 4년, 이제는 끝내자!'는 현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추진했던 정책 폐기를 의미한다. 국정 역사교과서 도입,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 교수는 "아직도 특검이 수사하고 단죄해야 할 국정농단 정경유착의 범죄는 너무나도 많이 남아 있다"며 "무엇보다 박 대통령을 구속시키고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0일 동안 특검이 잘 해왔다"라며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킨 것은 촛불의 힘으로 이룬 성과"라고 격려했다.

각계의 시국발언과 공연 등 본집회가 마무리된 뒤에는 청와대와 헌법재판소, 대기업 사옥 방면으로 행진이 진행됐다.

같은 시각 탄핵반대 단체들도 대규모 집회를 열고 헌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탄기국)'는 촛불집회에 앞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를 열었다.

권영해 탄기국 공동대표는 "헌재가 27일 탄핵심판 심리를 종결하고 어떤 재판관 임기가 끝나기 전 탄핵 인용을 결정짓겠다는 흉계가 보인다"며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조원진·윤상현·박대출 의원과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 김평우·서석구 변호사 등도 집회에 참석했다.

서석구 변호사는 집회 무대에 올라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인파가 이곳에 집결한 것은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애국심 때문"이라며 "성경에선 믿는대로 이뤄진다는 말이 있다. 탄핵 기각을 믿으면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탄핵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께부터 남대문, 서울역, 염천교, 중앙일보, 서소문을 거쳐 다시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했다. 탄기국 측은 이날 집회에 300만명이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광화문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집회에 각각 최대 인원이 모이면서 양측의 집회장소 거리가 불과 200여m로 좁혀졌다. 경찰은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경비병력 212개 중대, 1만7000여명을 투입해 양측간 접촉을 차단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