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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으로 기억될 베를린의 김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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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열연 여우주연상
"진심으로 사랑을 원하는 모습 그려"...외신·심사위원단 호평 잇따라
홍상수와 네 번째 영화 합작 중...칸·베니스 수상도 기대

배우 김민희(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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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상업영화는 내게 큰 의미가 없다." 배우 김민희(35) 씨가 19일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고 한 말이다. 배우나 예술가로서 성취감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일종의 선언이다.

홍상수 감독(57)을 만나면서 방향이 달라졌다. 김민희 씨는 2015년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를 촬영하고 "캐릭터에 맞춰 변하거나 만들겠다는 생각보다 그런 만남에 충실하면 자연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감독은 촬영 당일 아침에 대본을 쓴다. 전날까지 대본을 외우거나 인물의 감정을 분석하는 과정이 있을 수 없다.
김민희 씨에게 영예를 안긴 '밤의 해변에서 혼자'도 다르지 않다. 그녀는 유부남 감독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 영희를 연기했다. 독일 함부르크 여행을 마치고 지인들과 술을 마시며 내적으로 갈등하는 역할이다. 김씨는 "가짜나 환상이 아닌 진정으로 사랑을 원하는 모습을 그렸다"고 했다. "계산되거나 준비된 연기를 하지 않았다. 대본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했다.

김씨의 노력은 길이가 90초쯤 되는 티저 영상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영희가 실외에서 담배를 피우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바람 불어와 어두울 때, 당신 모습이 그리울 때, 바람 불어와 외로울 때, 아름다운 당신 생각, 잘 사시는지…."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연애의 끝을 받아들이는 젊은 여배우에 대한 우아하면서 이분법적인 캐릭터 분석이 돋보인다. 형식은 단순하고, 표현은 탁 트여 있으며, 접근은 부드럽다"고 했다.

배우 김민희(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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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의미를 일상적 언어로 묻는 얼굴은 베를린의 선택을 받기에 충분했다.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인 폴 버호벤(79ㆍ네덜란드)은 남녀관계의 내밀한 역학관계를 그려온 감독이다. 디자이너 올라퍼 엘리아슨(50ㆍ덴마크)은 예술을 우리 내면에 있지만 말로 표현하지 않은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로 생각한다. 배우 매기 질렌할(40ㆍ미국)과 줄리아 옌체(39ㆍ독일)도 김민희에게 표를 줬을 가능성이 크다. 등장인물이 직접적으로 와 닿을 수 있는 영화인들인데다 이번 경쟁 부문에 주도적인 여성을 다룬 영화가 '아나, 모나무르', '콜로', '더 퀸 오브 스페인' 등 세 편 정도에 불과했다.
홍 감독의 뮤즈로 연기인생에 전환점을 맞은 김민희 씨는 칸, 베니스에서도 두각을 보일 수 있다. 현재 권해효(52) 씨 등과 새로운 작품(무제)을 찍고 있다. 지난해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를 찾았을 때 촬영한 '클레어의 카메라'는 이르면 다음 달 후반작업을 마친다. 이 영화에는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64)도 출연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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