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고영태 증인·녹음파일 증거 불채택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이 또 다시 전원사퇴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다. 헌법재판소가 20일 고영태씨의 증인채택을 거부하고 탄핵심판의 최종변론 기일을 늦춰달라는 요청에 최종 판단을 미루면서 불만이 가득해졌기 때문이다.
대리인단은 지난달 25일 당시 박한철 헌재소장이 "3월13일 이전에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하자 "중대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유감을 나타낸 바 있다. 중대결심은 변호인단 전원사퇴를 의미한다는 해석이 많았다.
대리인단이 또 다시 '중대결심'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헌재가 박 대통령 탄핵의 핵심인물인 고씨를 증인으로 채택하지 않고 최종변론기일 연기에 대해서도 확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변호인단이 일괄사퇴 카드를 꺼낼 경우 재판은 불가피하게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대리인 없이 심판을 진행하거나 끝낼 수 있는지 검토를 위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새로 대리인이 선임되더라도 5만 쪽에 이르는 검찰 수사기록 검토 등을 이유로 시간을 요구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대통령 탄핵으로 국가 분열사태를 맞이한 상황에서 이 같은 행위가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과 여론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변수다.
박 대통령의 최종변론기일 출석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박 대통령 측은 그동안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해 최종 입장을 밝힐 수 있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하지만 헌재가 최종변론을 24일로 못박고 국회와 재판관의 신문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유지한 만큼 박 대통령이 무리해 출석하진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것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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