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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파산] "이순신의 후예 외쳤지만"..해운강국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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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법원이 17일 한진해운에 대한 파산 선고를 내리고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이로써 부동의 국내 1위, 한때 세계 7위 해운사였던 한진해운 은 40년 만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해운강국의 꿈을 상징했던 '한진'이라는 이름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한진해운은 대한민국 해운업의 모태이며, 터전이며 산역사나 다름없었다. 1977년 공식 출범한 한진해운은 정부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선사인 대한선주를 인수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1년 앞서 설립된 현대상선과 함께 국내외 터미널을 개장하거나 선사 인수합병을 하며 양대산맥으로 해운산업을 일궈냈다.
1978년 10월 중동항로를 개척했고, 1979년 3월 북미서안항로를 개설, 1983년 9월 북미서안항로 주간 정요일 서비스를 개시하며 한국 컨테이너 해운업계 '최초'의 역사를 써내려갔다. 1992년 국내 최초의 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한진오사카호를 띄우며 새역사를 만들었다. 1986년에 개장한 미국 시애틀 전용터미널에 이어 2001년 미국 롱비치터미널을 세우는 등 해외터미널을 개장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그러다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장기불황이 찾아오면서 위기가 드러난다. 2008년 9월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 경기침체가 가속화됨에 따라 2009년 전세계 해상 물동량은 전년대비 4.5% 떨어졌다. 전례없는 낙폭이었다. 이후 전세계 해상 물동량과 운임은 긴 하락세를 그려왔고, 해운산업 전체가 생존 시험대에 올랐다.

결국 고(故) 조수호 회장의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2014년 한진해운에서 손을 떼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깊어진 불황에 계속되는 운임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장기용선 선박의 이자부담으로 부채는 불어갔다.
조 회장은 에쓰오일 보유지분 매각과 대한항공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다. 컨테이너선 업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8년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태가 누적돼 왔고,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해외 선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이며 한계에 놓이게 된 것이다.

누적 결손금이 2조5000억원에 이르자 결국 지난해 초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관리 하에서 회생의 전제조건인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채무재조정,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했지만, 금융당국은 원칙론을 앞세우며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파산은 금융논리에 치우친 정책 실패의 결과"라면서 "해양강국의 꿈을 향해 5대양 6대주를 누비던 국적 선사 한진해운은 결국 격랑을 넘지 못하고 40년 만에 난파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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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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