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반기문 유엔(UN) 전 사무총장 대선 불출마 이후 충청권 표심이 안희정 충남지사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반 전 총장 지지층이 이동한 데 이어 안 지사의 지지율이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충청지역 민심 역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충청 지역언론인 충청투데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충청권 유권자(대전 277명, 충남 403명, 충북 298명, 세종 41명)를 대상으로 11일과 12일 실시한 여론 결과에 따르면 여야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안 지사는 33.3%를 얻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3.3%를 10%포인트 차이로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3.5%,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4.7%, 이재명 성남시장은 4.2% 순으로 조사됐다.
일차적으로 충청 표심이 이동한 원인은 반 전 총장의 사퇴였다. 실제 반 전 총장 사퇴 이전의 지지 후보를 묻는 질문에 충청지역 유권자들은 문 전 대표 27%, 반 전 총장 20.4%, 안 지사 14.3% 순으로 조사됐다. 반 전 총장 사퇴의 영향과 더불어 최근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이 맞물리면서 충청지역 표심이 안 지사 쪽으로 이동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충청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야권 후보 간 호감도 조사에서도 안 지사는 문 전 대표를 큰 표 차이로 제쳤다. 야권 후보 간 지지도에서도 안 지사는 41.7%를 얻어 문 전 대표(25%)를 크게 따돌렸다. 안 전 대표는 야권 후보 간 지지도에서 6.2%, 이 시장은 5.1% 얻는 데 그쳤다.
충청대망론을 이룰 사람을 묻는 조사에서도 안 지사가 선두 주자로 꼽혔다. 향후 충청대망론을 이끌어 갈 정치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7.8%를 안 지사를 선택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2.8%),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2.6%), 이시종 충북 지사(2.2%)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 경선을 감안해 문 전 대표, 안 지사, 이 시장 등을 각각 후보로 대입해 황 권한대행, 안 전 대표 간 3자 대결에서 안 지사는 충청권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가 민주당 경선 후보가 됐을 경우를 가정해 실시한 ‘문재인vs황교안vs안철수’ 가상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는 44%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 구도에서 황 권한대행은 26.3%, 안 전 대표는 11.6%를 얻었다.
반면 안 지사가 민주당 경선 주자로 결정됐었을 때를 가정했을 때 전체 응답자의 59.2%가 안 지사를 지지한다고 응답했다. 황 권한대행은 18.9%, 안 전 대표는 9.4%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여론조사는 충청지역 유권자 1019명을 대상으로 유선(615명)과 무선(404명) 혼용 방식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였다. 응답률은 11.6%였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 참조하면 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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