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가 마냥 이번 경기를 즐겼을 것 같지는 않다. 이날 경기보다도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은 여성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하프타임 공연이 예정됐었기 때문이다. 가가는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직후에는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1인 시위도 벌였다. 1억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보는 이날 공연에서 마돈나와 함께 여성들의 반(反) 트럼프 최전선에 선 가가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 할 경우 미국의 분열은 더 커질 것이 분명했다. 아마도 가가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면 당연히 트럼프 트위터의 희생양이 됐을 게다.
과거 논란의 대상이 됐던 가가는 이날 노래로 미국인들을 일깨웠다. 가가는 공연 시작과 함께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God Bless America)와 '이 땅은 너의 땅'(This land is your land) 두 곡을 연이어 불렀다. 그녀는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땅은 너의 땅'을 연결시켜 화합을 시도했다(이 땅은 너의 땅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취임식에서도 불렸을 만큼 제2의 미국 국가로 불린다).
그리고 무대위로 뛰어 내려 성적소수자들을 옹호한 '이렇게 태어났다'(Born this way)를 불렀다. 그리고 화려한 퍼포먼스와 가창력으로 현장의 관중과 시청자들을 압도했다.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트럼프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백종민 국제부장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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