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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영 "'메디아'는 일생일대의 도전…신화 아닌 오늘날 이야기"

최종수정 2017.02.13 14:50 기사입력 2017.02.1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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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단 '메디아', 2월24~4월2일 명동예술극장

배우 이혜영이 13일 오전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배우 이혜영이 13일 오전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메디아는 제 인생 전체…즉 여자이자 엄마, 인간, 배우로서 모든 걸 돌아보게 하는 작품입니다."

국립극단이 선보이는 연극 '메디아'로 무대에 오르는 배우 이혜영(55)이 이번 작품이 주는 의미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국립극단(예술감독 김윤철)은 헝가리 출신의 중견 연출가 겸 배우 로버트 알폴디(50)가 현대적으로 해석한 그리스 비극 '메디아'를 오는 24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메디아'는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와 함께 당대 3대 비극 작가로 불리는 에우리피데스(기원전 480~406)의 작품이다. 흑해 연안에 있는 왕국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의 딸 메디아가 자기를 버린 남편 이아손을 향한 분노와 욕망 끝에 복수를 감행, 결국 파국을 맞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2년 '헤다 가블러', 2016년 '갈매기' 등의 무대에서 연극배우로서의 이름을 단단히 각인시킨 이혜영은 이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잃고 고립된 한 여자의 절망적인 심경을 자신만의 에너지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혜영은 13일 서울 용산구 서계동 백성희장민호 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이 살면서 누구를 만나는 게 관건이라면, 배우로 살아온 저로서 '메디아'란 역할을 만난 게 일생일대의 도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말 기쁘고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연기하는 메디아는 사랑하는 상대 이아손에게 모든 것을 바쳤지만 결국 버림받고 마는 비극적 인물이다. 열정적인 사랑과 격정적인 배신감, 이로 인해 자기의 아이마저 죽이게 되는 극한의 분노를 모두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다. 이에 대해 이혜영은 "조금은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메디아라는 인물이 느끼는 모든 감정과 생각이 너무 잘 이해가 됐다"면서 "메디아가 겪는 비극은 먼 과거의 신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현대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현대적 해석이 가능했던 이유로 로버트 알폴디의 연출력을 꼽았다. 지난해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를 연출한 로버트 알폴디는 고전 희곡을 오늘날의 무대에 맞게 완성도와 현대성을 갖춘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혜영은 "그가 그리스비극 '메디아'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바꿔놨다"면서 "무엇보다 배우이기도 한 알폴디를 통해 내 연기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13일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연출가 로버트 알폴디가 13일 서울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열린 연극 '메디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국립극단)


로버트 알폴디는 2008년 헝가리 국립극장에 최연소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5년간 사회적인 의미가 담긴 작품들로 헝가리 연극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정치적 목소리를 배제하고 인간 본성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로버트 알폴디는 "작품의 핵심 요소는 그대로 두되, 우리와 동떨어진 옛날이야기보다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사랑'은 한없이 아름다워질 수도, 지독하게 끔찍해질 수도 있지만, 이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서로에 대한 관심과 책임감"이라면서 "'메디아'는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떤 파국을 맞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비극"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무대에는 주인공 이혜영을 비롯해 총 24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연극 '알리바이 연대기', '아버지와 아들', '코펜하겐' 등으로 연극무대를 지켜온 배우 남명렬은 메디아의 조력자격인 '아이게우스'역을 맡아 기존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연기한다. 최근 제53회 동아연극상에서 각각 연기상과 유인촌신인연기상을 수상한 배우 박완규, 손상규는 '겨울이야기'에 이어 또다시 한 무대에 선다. 배우 박완규는 메디아를 추방하려는 비정한 왕 '크레온'을, 손상규는 참혹한 복수의 결과를 전하는 '사자'역을 맡아 긴 대사를 자유자재로 소화해낸다. 또 배우 하동준이 '이아손'을 맡아 출세를 위해 아내를 배신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그린다.

이외에 한 편의 시 같은 의상으로 사랑받아 온 한국 패션계의 거장 진태옥 디자이너가 처음으로 연극 의상에 도전한다. 진태옥은 "연극 무대에서는 배우의 캐릭터와 작품의 성격 등을 표현한다는 점만 다를 뿐 런웨이와 연극이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꼈다"면서 "극의 내용은 잔인하고 어렵지만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여기에 '겨울이야기', '세일즈맨의 죽음', '햄릿' 등 그간 여러 작품에서 협업해온 박동우 무대 디자이너와 김창기 조명 디자이너가 가세해 현대적인 무대 미학을 구현한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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