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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의 생명이야기]<30>소금, 고마울 때 줄이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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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김재호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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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할 때 소금물로 배추를 씻으면 배추가 소금에게 수분을 빼앗기고 숨이 죽는 것은 소금에는 물을 흡수하는 성질, 곧 흡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소금은 나트륨(Na)과 염소(Cl)로 구성되어 있는데, 소금의 흡습성은 동물의 체내에서 혈액의 양과 혈압, 수소이온농도(pH)를 조절하는데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혈중 나트륨 농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소금 환경에 적응하는 물고기의 예를 보자. 바닷물은 소금의 농도가 3.5%인데, 이보다 훨씬 낮은 바닷물고기는 피부나 아가미를 통하여 바닷물에게 물을 끊임없이 빼앗기기 때문에 바닷물을 많이 마시되, 오줌을 거의 배출하지 않고, 소금은 배출하여 소금의 농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한다. 반면에, 민물은 소금 농도가 0.1%이하로 매우 낮기 때문에 민물고기에게 물이 끊임없이 들어오므로 민물고기는 먹이로부터 얻은 소금은 보유하고, 물을 거의 마시지 않으며, 많은 양의 오줌을 배출하여 소금의 농도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한다.
성인의 몸에는 250g정도의 소금이 주로 피나 땀, 오줌과 같은 체액에 들어 있는데, 위장관에서 흡수되는 소금의 양에 맞추어 오줌이나 땀으로 내보내는 소금의 양을 조절하여 혈액 속의 나트륨 농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때문에 소금 섭취량이 너무 적거나 많지 않도록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다. 소금 섭취량의 문제는 부족한 경우보다는 과다섭취로 인하여 많이 발생한다.

소금을 과다섭취하여 피 속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에서 수분을 배출하는 기능이 약화되어 수분량 증가로 혈압이 올라간다. 혈압의 상승은 혈관벽의 근육을 두꺼워지게 하여 혈관 내부가 좁아지므로 혈압은 더욱 상승한다. 이러한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으로 발전하고, 심근경색과 뇌졸중과 같은 혈관질환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고혈압의 원인에는 흡연, 과음, 운동부족, 비만, 가족력, 잘못된 식사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소금의 과다섭취가 가장 큰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소금의 과다섭취는 위벽을 손상시켜 위암의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의 성장과 활동에 취약하게 하므로 위암발생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또한 소금의 과다섭취로 콩팥에서 나트륨을 배출할 때 콩팥속의 칼슘도 함께 배출되므로 뼈속의 칼슘을 소모시켜 골다공증과 신장결석의 원인이 되며, 뇌졸중이후에 나타나는 혈관성치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5g미만의 소금(나트륨 2,000mg)을, 미국 연방정부의 식품 가이드라인에서는 5.9g미만의 소금(나트륨 2,300mg)을 하루 섭취량으로 권고하고 있다. 대부분 국가들의 소금 섭취량은 이들 권고량보다 훨씬 많은데, 특히 동부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섭취량은 12g이상으로 권고량의 2배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꾸준히 줄고 있으나, 2015년 나트륨 섭취량이 3,871mg으로 아직도 권고량의 2배 수준이다.

소금은 매우 고마운 물질이나, 과다섭취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므로 건강 관련 기관들은 한결같이 섭취량을 줄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나트륨의 하루 섭취량을 1,000mg 줄이면 심혈관질환이 30%가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1일 소금 섭취량의 75%는 가공식품으로부터 온다고 하니 가공식품과 국물, 패스트 푸드, 생선구이 등 소금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을 줄이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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