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구조조정 대상기업 우선협상자 좌절…칸 선정
단독[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1호 구조조정 대상 기업인 오리엔탈정공 인수에 실패했다.
유암코는 2009년 민간배드뱅크(부실채권 투자·관리 전문회사)로 설립돼 2015년 10월 구조조정전문회사로 확대 개편됐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권은행이 유암코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나종선 초대 유암코 구조조정본부장이 지난해 부임 1년여만에 떠나기도 했다. '시장주도 구조조정' 촉진을 위해 시작된 유암코식(式) 구조조정의 현주소다.
칸이 채권단에 제시한 가격은 300억원 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암코는 이에 훨씬 못미치지 못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칸은 2015년 기준 자산 685억원, 자본 270억원, 매출 1765억원 규모의 중소업체다.
채권단은 이달말 주식과 경영권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실사 등을 감안, 3월말이면 인수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유암코가 직접적으로 구조조정에 관여하기 어렵게 된 만큼 협약채권은 유암코 대신 다른 금융기관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리파이낸싱(자금재조달) 되거나 유암코에 유리하게 조건이 변경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유암코의 구조조정 대상 기업 영광스텐, 넥스콘테크놀러지의 재무적투자자(LP)에는 시중은행이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KDB산업은행과 유암코의 자회사 대부업체인 유앤아이대부가 참여했다. 산은 외 다른 재무적투자자로 시중은행을 유치해 민간의 자금을 투입해 구조조정을 한다는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유암코와 유앤아이대부는 법적으로는 다른 회사지만 실질적으로 운용사인 유암코의 지배를 받는 회사다. 재무적투자자를 구해야 사모펀드 설립이 가능한 만큼 편법을 쓴 셈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운용사와 재무적투자자는 겸할 수 없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