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부족할수록 멜라토닌 분비↓, 유방암 주원인 에스트로겐↑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24시간 빛에 노출되는 현대인들이 유방암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체가 요구하는 어둠이 부족할수록 멜라토닌 분비가 적어지고 유방암의 주원인인 에스트로겐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TV, 컴퓨터, 스탠드 등 일상에서의 인공조명도 '빛'으로 인식돼 생체리듬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8년째 스튜어디스로 근무 중인 한아름(여, 35세)씨는 오랜 기간 밤낮 구분 없는 생활로 수면 부족과 만성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비행 중 잠깐 눈을 붙이기는 하는데 환한 조명 아래 하루 종일 있는 것이 일상이다. 최근 급격히 떨어진 체력 때문에 병원에 들러 검진을 받은 한 씨는 유방 내에 종양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심층 검사가 필요하다는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빛 공해'로 인해 체내 멜라토닌 분비가 떨어지면 수면 장애, 면역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를 보면 우리 몸을 잠들지 못하게 하는 '빛 공해'가 유방암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잠을 자거나 어둠 속에서 생성되는 멜라토닌 분비는 에스트로겐과도 연관이 있는데 문제는 에스트로겐의 분비 증가가 유방암의 주원인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 빛과 유방암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야간근무를 장기간 한 그룹과 정상적 생활패턴을 유지한 그룹을 비교하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30~55세의 간호사 7만8562명으로 이뤄진 그룹의 경우 한 달에 3회 이상 야근 근무를 해왔으며 해당 그룹을 10년 동안 관찰한 결과 2441명이 유방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적인 생활패턴을 유지한 그룹과 간호사 그룹이 30년 후를 비교해 보았을 때 한 달에 3회 이상 야간 근무를 해온 간호사 그룹이 유방암 발생률이 36%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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