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 가게는 손님없어 한적, 방문객 많지만 특수는 없어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설 맞이 한우 갈비찜거리, 국거리 세일이요~" "오이 500원, 봄동 1000원, 알배추도 1000원이요, 싱싱한 채소들 있습니다."
특히 주부부터 친구분들과 시장에서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 시장 구경을 나온 젊은이들까지 다양한 연령층들로 붐비며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하지만 대부분 주말 가족들과 장을 보러 나왔거나 관광 명소로 떠오른 만큼 젊은이들이 데이트를 즐기기 위한 손님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설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이들은 손에 꼽을 만큼 적어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채소가게 뿐 아니라 정육점, 생선가게, 과일가게 등도 손님들로 넘쳐났으며 특히 어묵, 떡볶이, 고로케, 닭강정 등 먹거리를 판매하는 가게는 줄까지 설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 상인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그동안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겨 힘들었지만 설을 앞두고 간만에 시장이 활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고 흥겨워했다.
반찬 가게 앞도 사람들로 넘쳐났다. 맞벌이 주부가 늘고 1~2인 가구가 증가하며 반찬을 만들어 먹기보다는 사 먹는 이들이 늘어난 사회적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듯해 보였다.
차례 음식을 직접 해서 모시지 않고 간소화하는 추세에 따라 설을 앞두고 튀김집과 전을 부쳐 판매하는 가게도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였다.
또한 설을 앞두고 한 방송국에서 설 음식 관련 설문 조사와 방송 촬영을 진행하고 있는 것도 시장을 찾은 이들의 또 다른 볼거리였다.
하지만 모든 가게의 상인들이 만족하지는 못했다. 채소가게 직원은 "설을 앞두고 손님이 들기는 했지만 경기가 워낙 좋지 않아 작년 추석 보다 매출이 못하다"며 "채솟값이 폭등 이후 힘든 나날을 보내 이제는 경기가 좀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푸념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망원시장이었지만 인근에 위치한 제수용품 판매점은 찾는 손님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제수용품 판매 상인은 "설을 앞둔 마지막 주말이라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이들이 늘 것으로 예상했으나 도통 찾는 손님이 없다"며 "차례를 간소하게 지내는 이들이 늘어나 과거에 비해 매출이 확연히 줄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한 주부는 "춥기는 하지만 전통시장만의 정을 느낄 수 있어 망원시장을 즐겨 찾는다"며 "하지만 가족들이 먹을 반찬을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장을 보러 나온 것이지 설을 맞아 평소보다 더 많은 물건들을 구매하러 나온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설맞이 점포별 10~30% 할인 판매 이벤트'와 '경품 대잔치' 등 손님 유치를 위한 이벤트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배달 서비스', '장보기 도우미' 등 다양한 서비스를 진행해 고객 유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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