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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장대 대형주, '못난이株' 반란 기대해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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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값 상승·中 구조조정 효과로 철강산업 정상궤도 진입
정유·화학, 유가 안정·정제마진 견조세로 호황 이어갈 듯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장기 불황과 구조조정으로 긴 시련을 겪고 있는 철강ㆍ조선ㆍ정유ㆍ화학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에 있어 올해는 반전의 기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보이고 있고 철광석과 석탄,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합리화로 이들 업종의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생겨서다. 이젠 '못난이주(株)'라는 오명을 털어낼 수 있을까.
철강가격 상승에 '웃는' 철강과 '우는' 조선=국내 철강산업은 올해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감산과 철강제품 가격 상승으로 국내 철강회사들이 감내해왔던 원가부담을 가격에 충실히 반영할 수 있어서다.

그동안 국내 철강산업의 가장 큰 벽은 중국이었다. 중국이 각 나라에 낮은 가격의 철강재를 공격적으로 수출하면서 시장이 훼손됐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정부가 과잉 설비의 철강회사들에 대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공급 측면에서 분위기가 뒤바꼈다. 또 중국이 석탄 광산 조업일수 규제에 나서면서 원료탄 가격이 상승해 국내 철강회사들의 마진이 개선됐다.

김미송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구조조정 효과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올해 철강사들의 실적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아시아 철강사들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는데 한국 철강사들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 여지도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강사들이 연초부터 제품 가격 인상을 본격화하면 조선업종은 그야말로 설상가상이다. 조선업의 전방산업인 해운업의 불황으로 수주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재의 상승은 높은 선박 건조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장 리스크가 커지면 발주처와의 계약이 취소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실제로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의 총 수주 취소액은 86억6000만달러(한화 약 10조3500억원)로 신규 수주액(67억5000만달러)보다 많았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8억달러를 수주했으나 계약 취소액은 무려 6배나 많은 53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달에도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현대미포조선에서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수주계약이 취소됐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작년은 글로벌 조선사들에게 최악의 해였는데 2017년이 됐다고 상황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도 모자라 수익성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으로 심각하면 추가 구조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 상승 수혜 기다리는 정유ㆍ화학株=정유업계는 올해 국제유가 안정과 정제마진 견조세에 힘입어 지난해의 호황을 그대로 이어갈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30일 8년만에 이뤄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합의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될 여지가 생기면서 올해엔 상승 내지 강보합을 유지할 것이라는 게 업계 공통된 의견이다. 이렇게 되면 정유 업체들에 재고평가 이익이 늘어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가 공약으로 제시한 정유ㆍ화학 등 전통 에너지산업의 규제 완화가 현실화되고 미국 중심의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면 정제마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정유사들은 그저 기존에 값싸게 보유중이던 원유를 정제해 제품을 만들고 늘어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한 가격만 매기면 된다. 실제로 최근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값이 15개월만에 리터당 1500원을 넘어서는 등 시장은 이를 선반영하고있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연초 정유업종 관련 주식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특히 계절적 수요가 있는 1~2월(동절기), 4~5월(드라이빙 시즌), 9~10월(드라이빙 시즌 이후 비축기)에서는 유가 상승분이 제품가격에 전가돼 마진 개선폭이 크므로 강하게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학업종도 원유상승에 따른 이익을 일부 누리겠으나 긍정론과 비관론이 상존한다. 이를 가르는 기준은 수요탄력성이다.

화학업종은 제품별로 유가 대비 탄력도가 천차만별이다. 보통 합성고무와 그 원료가 되는 부타디엔(BD)은 탄력성이 높다.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제품 가격을 시장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손실을 그만큼 줄일 수 있다. 반면 성형재료나 TV, 태블릿PC 등의 광학소재에 이용되는 PET필름의 경우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요 증가로 업황 전반의 호조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석유화학 사이클은 고점을 유지하거나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며 "반면 수요탄력성이 과거 평균치에 머문다면 석유화학 업황은 향후 몇 년 동안 하락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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