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91년생과 친구고 90년생과는 동기인 넌 뭐냐?

최종수정 2017.01.10 14:05 기사입력 2017.01.10 10:39

연나이와 만나이 달라 1살 어린 동급생…빠른 년생 '족보브레이커'들 때문에 꼬이는 관계, 이걸 어쩌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해가 바뀌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나이'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한국에서는 유난히 이 나이 때문에 애매해지는 상황이 생기곤 합니다. 바로 '족보브레이커' 들 때문입니다.'족보브레이커'는 1,2월에 태어나 동급생보다는 1살 어리지만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한 '빠른 년생'들의 별명입니다.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1살 어린 나이 때문에 족보를 꼬이게 해 붙여진 이름이죠. 가령 빠른 91년생이라서 91년생과도 친구고 90년생이랑도 친구를 맺으면 누구랑은 친구인데 누구는 서로 형,동생 사이인 한 마디로 족보 꼬이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10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빠른 년생들을 만들어낸 조기입학제는(초등학교 취학연령 기준일인 3월1일 이전 출생자에 조기입학을 허용해 7세 아동도 학교에 입학할 수 있는 제도)는 2009년에 폐지됐지만 이전 기준을 적용 받는 이들이 여전히 많아 민원이 계속 발생했으며, 특히 매년 1분기마다 그 수치가 가장 높았다.



가장 많은 민원 사례로는 조기 군입대 요청, 빠른 년생 대학생에 술집 출입 허용 등이 있었으며 취업 관련된 사항도 많았다.
특성화고에 재학 중이던 A군(당시 만 17세)은 졸업과 동시에 은행에 입사하는 것이었다. A군은 이를 위해 자격증 취득 및 성적 관리 등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은행 측에서는 만 18세 미만을 채용할 경우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고졸자 채용시 빠른 생일(1,2월)은 지원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A군 어머니는 "7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것은 국가에서 허용한 것인데, 채용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직장인 김윤정(빠른 91년생·27)씨는 대학 신입생 시절에 대한 추억이 거의 없다. 19세에 입학한 김씨는 술집에서 열리는 신입생환영회나 개강파티에 참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신분증을 확인하는 술집에 가면 꼭 빠른년생들은 쫓겨나야 했다. 신분증을 빌려서 가는 동기들도 있었지만, 그것도 한 두번이고 괜히 선배들이 미안해하고 분위기도 안좋아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는 참여를 안하게 됐다"고 전했다.

법적으로 만나이 연나이가 혼용되기도 한다. 한국에는 총 3가지 나이가 있다. '세는 나이', '만 나이', '연 나이'다.



올해 20살이 되는 1998년생의 경우 12월31일생은 세는 나이로는 20살이지만, 아직 생일을 지나지 않았기에 만으로는 18세이며, 연 나이로는 19세가 된다.

병역법의 경우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생일이 아닌 연도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하고 청소년보호법 역시 연도를 기준으로 청소년 여부를 구분한다. 이와달리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등에서는 만 나이로 계산을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신의 나이를 계산하는 데도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어플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취업준비생 김윤화(25)씨는 "이력서를 쓸 때 만 나이를 쓰라고 하면 생일을 따지고 하는 계산하는 게 귀찮아서 검색해서 본다. 검색창에 만 나이를 치면 바로 계산하는 것이 뜰 정도면 나만 헷갈려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일부에선 여러 나이 체계가 혼재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므로 '만 나이' 단일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리얼미터가 19세 이상 성인남녀 529명을 대상으로 '한국식 나이'에 대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한국식 나이를 유지해야 한다(46.8%)'는 의견과 혼란을 줄이기 위해 '국제기준인 만 나이로 통일하자(44%)'는 의견이 여전히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빠른년생 민원이 매년 발생해도, 사안마다 다루는 기관이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처리됐다라고 딱 말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늘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