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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만리]겨울 白美의 白眉…숲에 들면 '자작자작' 속사임이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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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겨울동화 같은 힐링숲으로 떠나는 새해여정

[여행만리]겨울 白美의 白眉…숲에 들면 '자작자작' 속사임이 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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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인연이 깊은 곳입니다. 7년 전쯤 어느 가을날 처음 만났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 눈에 반했습니다. 우연이 아웃도어를 즐기는 선배와 그곳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이국적이다 못해 괴기스러운(?) 아름다움에 묘한 감흥이 일었습니다. 하얀 줄기에 붉고 노란 잎사귀가 매달린 모습은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들었습니다. 그 풍경은 뇌리에 박혀버렸습니다. 인연은 매년 봄, 여름, 가을날 그곳을 찾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겨울을 만나지 못한 반쪽인연이었습니다. 겨울이 그리웠습니다. 하늘 향해 뻗은 새하얀 몸통과 겨울왕국 같은 설경은 사진 속 풍경으로 만족했습니다. 강원도 인제 첩첩산중에 숨어있는 '원대리 자작나무숲' 이야기입니다. 도시에선 느끼지 못할 신비로운 기운이 가득한 힐링 숲입니다. 때마침 강원도에 눈이 내렸습니다. 머뭇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새해 첫 여정을 떠나봅니다. 오랜 연인을 만나러 가는 길처럼 설렙니다.

자작나무숲은 원대리 원대봉(684m) 능선에 있다. 들머리에서 임도 따라 한 시간쯤 걸으면 숲이다. '원대 산림감시초소'에서 방명록을 적고 입산한다.

가는 길은 경사 완만하고 길 폭도 넉넉하다. 산허리를 따라 부드럽게 이어진 길은 누구나 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이라 필요한 게 있다. 스패츠와 아이젠이다.
햇살을 받은 자작나무가 반짝반짝 빛났다. 겨울 길은 다른 계절과 사뭇 다르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는 소리부터 경쾌하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밟고 오른다. 눈이 소복하게 내려앉은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한 가족에 눈인사를 보낸다.

한 시간 남짓 걸어 자작나무숲 입구에 섰다. 땅도 나무도 온통 순백 세상이다. 수피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낼 정도로 뽀얗다. '숲의 귀족'이란 칭호가 무색치 않다. 겨울에 더욱 빛나는 풍경은 오랜 시간 그리워한 그 모습 그대로다.

자작나무는 영화나 CF 속 북유럽 산간마을 풍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다. 예부터 참 유용하게 쓰였다.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땔감으로 썼다. 불을 붙이면 '자작자작' 소리가 난다고 해 자작나무다. 목재는 질이 좋았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목판 일부도 이 나무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껌으로 유명한 자일리톨 성분도 이 나무에서 추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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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리 자작나무숲은 1990년대 초반에 조림된 인공 숲이다. 산림청이 약 138㏊(41만여 평) 규모에 자작나무 70여만 그루를 심었다. 이후 2011년 본지 여행면에 처음 보도된 후 탐방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산림청은 진입로를 정비하고 숲길을 조성해 탐방객을 맞았다. 2012년 1만 4000여명이던 탐방객이 지난해 21만 2000여명까지 늘었다니 놀랍다. 그만큼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숲이란 뜻이다.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란 안내판 아래로 하얀 숲이 펼쳐진다. 겨울왕국으로 들어서는 길이다. 탐방로는 잘 정비돼 있다. 자작나무길(0.9km), 치유길(1.5km), 탐험길(1.1km), 힐링길(2.4km) 등이 있다. 잎을 떨어내고 새하얀 줄기와 가지만 남은 자작나무들은 햇빛을 받아 은색으로 반짝인다. 그 빛은 파란 하늘과 하얀 땅이 대비를 이뤄 그곳을 더욱 비현실적인 공간처럼 만든다. 생각만큼 눈이 가득 쌓이진 않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신비롭다. 개울 지나고 나무다리 건너며 숲을 음미한다. 자작나무 수피의 매끈한 감촉도 느껴본다. 의자에 앉아 맑은 하늘과 어우러지는 자작나무꼭대기도 바라본다.

어린아이들은 동화 속에 들어온 양 이리저리 뛰어다니기 바쁘다. 젊은 연인들은 다양한 포즈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한동안 눈을 감고 자작나무숲과 나눈 인연을 돌아본다. 파릇파릇 초록색 잎사귀가 앙증맞은 봄날의 숲, 하얀 수피를 가릴 만큼 무성한 신록, 알록달록 단풍을 매단 이국적 아름다움까지 말이다.

자작나무숲을 파고드는 쨍한 바람을 맞다가 치유코스에 다시 들었다. 내려가기 전 한 번 더 겨울 자작나무숲을 거닐고 싶어서다. 다시 만난 숲은 고맙게도 처음 본 듯 또 한 번 꿈같은 기분을 안겨줬다. 문득 예전처럼 숲 한가운데 텐트 한 동 치고 며칠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스쳤다.

겨울 숲을 나선다. 뒤를 돌아본다. 저 멀리 자작나무숲이 겨울바람과 함께 손을 흔든다. 또 만나자는 인사임이 틀림없다. 자작나무 꽃말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다. 반쪽인연은 이렇게 완전체가 됐다.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사계가 오롯이 내 품에 들어왔다.

인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여행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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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길=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홍천을 나와 인제방향 44번 국도를 탄다. 38선휴게소 지나 인제읍 못 미쳐 남전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인제종합장묘센터(하늘내린 도리안)방향으로 간다. 이곳에서 원대리마을 자작나무숲 임도초입까지는 10분 거리다. 숲은 산불 조심 기간(2월1일~5월15일, 11월1일~12월15일)에는 입산이 통제된다.

△먹거리=자작나무숲에서 가까운 원대막국수(033-462-1515)가 이름났다. 막국수와 감자전이 유명하다. 준비한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방동막국수(사진 033-461-0419)도 빼놓을 수 없다. 남면의 대흥식당(033-461-2599)은 질경이밥이 맛깔스럽고 진동계곡길에 있는 '진동산채가(033-463-8484)'는 산채비빔밥과 산채정식을 내놓는다. 황태덕장으로 유명한 용대리에는 황태국집이 많다.

△볼거리=인제여행에서 박인환문학관을 빼놓을 수 없다. 문학관은 해방 전 후 격동기에 모더니즘 시인으로 활동한 박인환의 삶을 보여준다. 또 해방 전 후 시기의 종로와 명동거리도 실감나게 재현했다. 눈 덮인 백담사(사진)와 방태산자연휴양림, 곰배령 등도 찾아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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