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와 심리의 창으로 들여다본 한 문제적 정치인의 초상
칼럼니스트 박종권은 박 대통령의 짧은 언어를 신비주의와 연결해 생각했다. 이 신비주의는 별로 기분 좋지 않은, 황홀하고 짜릿한 느낌이 들기보다는 뭔가 음산하고 희뿌연 ‘불쾌한 미지의 영역’에 대한 상상이다. 그는 말하기를 “신비주의를 가면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짐짓 외면하고, 입을 닫으면서 미스틱(mystic)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다. 사실 정면으로 바라볼 엄두나 용기가 없고 자신의 '깜냥'을 드러낼까 두려운 것인데, 팬(추종자)들은 이를 신비스럽다고 칭송한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지독한 역설을 우리에게 이해시킨다. “어쩌면 가면은 서로가 필요할지 모른다. 쓰는 사람은 실체를 드러내고 싶지 않고, 보는 사람은 실체를 알고 싶지 않다. '신비'가 아니라 '가면'인줄 알면서도 열광한다. 자아방어기제, 즉 심리적인 안정감이 필요한 것이다. 그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이다. "네가 믿는 대로 될지어다!" 확신(確信)과 미신(迷信)은 어차피 나와 너의 관점 차이 아니겠는가. 나에겐 확신이지만, 너에겐 미신인 것이다.”
“비정상적 국정 운영 이전에 비정상적 언어가 존재했다. 우리는 또다시 정치인의 언어에 현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박근혜의 말에는 박근혜가 감추려던 모든 것이 들어 있다. 대통령은 도대체 왜 그렇게 말할까? … 문법에 맞지 않는 어법, 유체이탈과 주술적 언어, 불필요한 지시사의 남발 등 온 국민을 갑갑하게 만든 대통령의 말 속에는 비정상적 언어 사회화 과정과 박정희 일가의 비극 그리고 우리 정치사의 흑역사가 담겨 있다. … 박근혜가 감추려던 모든 것이 그 말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말에 현혹되지 않고 정치인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서, 다음 선거에서 좋은 대통령을 뽑기 위해서도 꼭 보아야 할 책이다.”
(최종희 지음/원더박스/1만5000원)
신문에는 마감 시간과 마감일이 따로 있다. 신문에 실리는 책 소개 기사는 대개 하루나 이틀 전에 마감한다. 출판사에서 공들여 만든 책이 마감일 이후에 오면, 대개 간직했다 다음 주 지면에 게재한다. 때로 기사가 밀려 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면에 게재할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이런 책은 매우 아깝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홍보가 되지 않아 아쉽겠지만 신문사 입장에서는 좋은 콘텐트를 수용하지 못하니 손해다. 그런 책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여기 모은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국내에 이미 토착화했다"…'제2의 에이즈'로 불리...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