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어떤 심정일까? 겉으로 드러난 것만으로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차분할 뿐이다. 10일과 11일 관저에 머물며 휴식과 독서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10일에는 TV로 촛불집회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참모에게서 비공식으로 현안과 관련한 내용을 듣고, 헌재 심판과 특별검사의 수사 대비에 대해 의논했다고 한다.
국민도 그렇게 생각할까? 답은 "아니다"이다. 12일 페이스북과 포털, 신문 등에는 대통령의 '피눈물'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폭발했다. 한 네티즌은 “당신은 피눈물의 의미를 결코 쉽게 알지 못한다”면서 “법률자문 오면 탄핵 피할 길 학습하고 혼자 있을 땐 느슨히 누워 드라마 보면서 피눈물의 의미를 알아?”라고 비꼬았다. 다른 네티즌은 "사익은 순실이가 취해 두었다가 나중에 줄 것을 알고 있었던 미필적고의 공범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보도 있는 줄 아는가"라고 질타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이 특히 격한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모씨는 “피눈물은 세월호와 같이 자식을 바다에 묻은 부모들이 흘리는 거고 당신은 참회의 눈물을 보이면 된다”고 일축했다. 장모씨도 “해석하면 내가 겨우 국민 개·돼지들에게 밀려 내 자리를 잠시 잃은 것이 분하고 원통해서 눈물이 난다는 말이지요?”라고 물었다.
한 네티즌은 ‘자기 성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고 거짓말을 일삼지만,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등 다섯 가지 이유를 근거로 박 대통령을 소시오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자)로 규정하고 “자식이 죽어가는 걸 지켜봐야하는 가족과 국민이 흘린 게 피눈물이고 당신이 흘린 것은 권력을 뺏기는 것에 대한 분노”라고 꼬집었다.
헌재는 박 대통령에게 탄핵소추에 대한 기본적인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오는 16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특검도 조만간 박 대통령 대면 수사에 나선다. 피눈물을 안다는 박 대통령은 이번에 어떤 눈물을 흘릴까? 답변서에 눈물 자국이 묻어있기나 할까?
박희준 편집위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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