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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타오른 촛불, 與 해체 수순…다음 주 비대위 구성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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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집권당 의원 절반 가량이 자신들이 세운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가운데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미 본격적인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재창당 수준의 개혁이나 비주류의 집단 탈당 등 어떤 행보를 택하더라도 기존 새누리당의 틀을 가져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두 동강 난 여당의 운명은 사실상 다음 주 중 판가름날 전망이다. 한층 격렬한 주도권 다툼에 빠져들면서 '강 대 강'의 전면전을 예고하고 있다.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7차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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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100만 촛불 민심…친박 "여기서 밀리면 폐족", 비주류의 탈당 유도= 10일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전국에선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100만 인파의 7차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전날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보내졌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놓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촛불 민심은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진 새누리당의 권력 공백에 기름을 붓고 있다.
 새누리당은 향후 정계개편의 진앙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탄핵 정국'의 순풍을 타고 그대로 '대선 정국'으로 갈아타는 동안 당내 지배구조를 놓고 치열한 계파 다툼이 불가피하다.

 후폭풍은 '투톱'으로 불려온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간 불화로 가시화됐다. 그동안 당 안팎에서 지속적인 사퇴 압력을 받아온 이 대표는 압도적인 표 차이로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정 원내대표에게 동반 사퇴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는 이를 일축했다. "원내대표의 거취는 의원총회 소관"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책임론에 휩싸인 이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통과된 직후 여당 의원들의 뜻을 물어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불협화음은 지난달 16일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가 공식 출범한 직후 예고됐다. 이 대표가 친박(친박근혜) 지도부와 박 대통령을 대신해 비주류의 사퇴 압박에 맞서는 동안 정 원내대표는 중립성을 앞세워 친박 지도부와 거리를 둬왔다.
 당장 비박(비박근혜)계는 11일 비상시국위를 열어 친박 지도부 즉각 사퇴를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전면전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헌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기 위한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위해선 '부역자'로 지목받아온 친박계 핵심 인사들의 2선 후퇴 내지는 탈당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른바 인적쇄신론이다. 이런 요구가 벽에 가로막힐 경우, 새로운 보수정당 창당을 위해 집단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친박 지도부는 12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입장을 최종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하는 비박에 맞서 향후 '안정적 당권 확보'란 로드맵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탄핵안 가결 직후 이를 주도해온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배신자로 규정한 상태다.

 친박 세력을 재규합하겠다는 친박 지도부와 재창당을 요구하는 비박의 지분싸움은 현재로선 박빙이다. 야당과 무소속 의원 172명이 모두 탄핵에 찬성했다는 가정 아래 탄핵 찬성 대오에 합류한 여당 의원은 62명으로 추산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9일의 새누리당 의원총회. 이정현 대표(앞줄 오른쪽 세번째)와 정진석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난 9일의 새누리당 의원총회. 이정현 대표(앞줄 오른쪽 세번째)와 정진석 원내대표(앞줄 오른쪽 두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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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 62 VS 66의 박빙 다툼…보수정당 사상 가장 격렬한 당권 다툼 예고= 반면 불참·기권으로 반대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은 59명, 무효표를 던진 의원은 7명으로 보인다. 전체 128명의 새누리당 의원 중 과반수가 넘는 66명은 여전히 친박 지도부와 행보를 같이 하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친박 지도부는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20여명의 친박 의원들 중 상당수가 비상시국위를 지지한 게 아니라 '보신용'으로 탄핵에 동조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비록 친박 지도부가 영향력을 상실했지만 당내 지분 싸움에선 힘 없이 밀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이 대표가 탄핵안 가결 직후에도 "당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면 그만두겠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한다.

 한마디로 친박의 입장은 당권을 내주느니 비박계의 탈당을 유도해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친박에게 당권 상실은 곧 '폐족'을 의미한다.

 이 같은 당권 다툼과 이에 따른 집권 보수정당 최초의 분당 가능성은 향후 주류와 비주류 간 막판 협상의 무대가 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놓고 판가름난다. 다음 주 중 재개될 협상에서 친박은 비대위원장에 자신들과 이해 관계가 상통하는 인물을 앉힐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한 여권 인사는 "조만간 한국 보수정치 사상 가장 격렬한 당권 다툼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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