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크롬비앤드피치, 조프레시 등 철수
사업규모 축소한 브랜드도 있어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저성장 국면에 지속되자 해외 패션브랜드들이 실적부진으로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고 있다. 장기화되는 불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더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브랜드 아베크롬비앤드피치는 국내 철수 결정을 내렸다. 아베크롬비는 내년 1월 서울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를 폐점한다. 2013년 문을 연뒤 약 3여년만의 철수다. 아베크롬비의 부진에 대해 업계에서는 가격이 미국보다 지나치게 높은데다 병행수입으로 인한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2014년 국내 진출한 캐나다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조프레시는 2년 만에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다. 조프레시는 지난해 5월 국내 1호점인 명동점을 철수했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점과 롯데몰 수원점, 코엑스점도 잇달아 문을 닫았다. 클럽모나코를 만든 조셉 밈란디자이너에 의해 2006년 만들어진 브랜드로, 남녀의류를 비롯해 아동의류, 신발, 가방, 소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했다.
사업 규모를 축소한 브랜드도 있다. 미국 브랜드 랄프로렌은 지난 6월 온라인사업을 접었다. 랄프로렌은 일본, 홍콩 등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 온라인 플래그십 스토어를 철수했다.
패션업계는 내년도 부침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패션시장은 1.8% 성장하는 데 그쳤다. 물가 인상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장이 쪼그라든 것과 다름없다.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올해도 소비자들은 입는 것에 대한 소비를 줄이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는 올해 패션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2.8% 증가한 38조9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실제 체감경기는 악화될 것으로 연구소는 내다봤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기침체와 소비여력의 감소 등으로 해외 브랜드 뿐만 아니라 국내 패션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다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소비패턴 변화를 맞추는데 실패한 브랜드들은 내년에는 경영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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