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이번주 이슈가 됐던 시사 단어는 '거국중립내각'이었다. 최순실사건 이후 야권을 중심으로 대통령 하야와 개헌문제 등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일 김병준 총리후보자를 지명하면서 거국중립내각 구성이 구체화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거국중립내각(擧國中立內閣)은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에 한정되지 않은 중립적인 정부 내각을 의미한다. 거국중립내각은 본래 전시 등 비상시에 구성되며 거국내각, 중립내각이라고도 부른다. 여당과 야당이 각각 추천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내각이 구성된다.
이와함께 대표적인 거국내각 사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시행됐던 거국일치내각이 있다. 당시 영국에서는 비상시국을 맞아 국가 체제존립을 위해 의회 모든 정당이 내각에 참여하는 거국일치내각을 구성했는데 집권정당인 보수당을 중심으로 노동당, 자유당, 국가자유당 등이 모두 내각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명확한 의미의 거국중립내각이 수립된 사례는 없다. 다만 여야 합의로 단기간 존속한 내각 구성이 이뤄진 경우는 존재한다. 지난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이 차기 대선을 2개월여 앞두고 여당인 민주당에서 탈당해 거국중립내각 수립을 선포했다. 여야 합의에 따라 현승종 당시 연세대학교 총장이 신임 국무총리로 추천됐고 10월에 중립내각이 출범했다.
한편 김병준 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밝힌 국정 운영 방식은 경제와 사회 등 내치 분야에서 총리가 전권을 발휘하면서 상설협의 기구를 통해 여야와 전폭적으로 협의하겠다는 게 골자다. 향후 개각에서도 여야 정당과 협의해 거국 중립내각을 구성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여야 정당의 추천을 받아 경제 사회 분야 장관들을 임명하고, 여야 정책 협의 채널을 가동해 정부 입법안이나 정책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의미다. 향후 거국중립내각 수립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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