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실장 "최씨와는 단순히 아는 정도" 거짓 증언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비선실세'인 최순실씨에게 연설문을 사전에 유출했다고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거짓설명 논란도 가열될 전망이다.
특히 참모진은 지난 20일 박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금 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최씨가 호가호위한 것"이라며 개인 차원의 비리임을 강조했다.
이 실장은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가 연설문을 고치는 게 취미라는 얘기가 있다'는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 "대통령 연설문은 보통 연설기록비서관이 초안을 잡고 관계 수석실에서 다듬어 올린다"면서 "광복절 같은 큰 행사는 모든 수석실에서 의견을 다듬고 독회를 거쳐 올린다. 개입한다는 것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특히 "봉건시대 얘기가 활자화가 되는지…입에 올리기도 싫다"고 거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일부 핵심 참모는 '최씨가 청와대를 자유롭게 오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언급한 친분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지난 주 운영위 국감에서 "청와대를 오가는 사람들의 인적사항은 전부 기록해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기록을 누가 볼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답변하지 않았다. 이원종 실장은 "저도 출입기록을 본 적은 없다"고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청와대 참모진 교체 요구를 쏟아내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대통령은 최순실 일당을 구속수사하고, 우병우 민정수석과 '문고리 3인방' 등 국기문란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라"면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도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도 "이원종 비서실장을 비롯해 모든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퇴진을 포함,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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