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때아닌 국정감사 장에서 한 연예인의 과거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방송인 김제동 씨가 과거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신의 군 복무 시절을 회상한 발언 때문이다. 김 씨 뿐만아니라 연예인들의 발언이 정치쟁점화 하는 것은 이제 낯선 풍경은 아니다. 다만 경계해야 할 것은 이슈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꼼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새누리당 백승주 의원은 국방위에 김 씨의 증인 출석요구서 채택을 요청한 상태다. 채택 여부는 7일 국방위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논란의 발언은 김 씨가 지난해 7월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과거 군 복무 시절 4성 장군 부인에게 '아주머니'라고 불렀다가 13일 동안 영창에 수감됐다는 부분이다. 백 의원은 지난 5일 국방부에 대한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김 씨의 이 발언이 군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어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진상 조사를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진보적인 발언을 해 온 김 씨를 노렸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본질은 '군 명예 실추'가 아닌 김 씨의 '정치색'이라는 지적이다. 김 씨는 지난 8월 초에는 경북 성주군청 앞에서 열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집회에 참석해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 씨는 정치참여를 하는 연예인을 말하는 '폴리테이너'의 원조격이다. 그는 2009년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때 추모식 사회를 맡으며 자신의 정치적 지지 성향을 대중들에게 각인시켰고 2011년 노 전 대통령 서거 2주기 특별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에도 추모 강연을 열었다.
김 씨처럼 평소 정치적 소신발언을 꾸준히 해 온 인물은 가수 이승환 씨다. 그는 2015년 10월 1일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출연한 자리에서 손석희 앵커의 정치,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부담스럽다. 많은 분들이 절 걱정하는 것과 무서워하는 것이(부담스럽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비판하는 게 부담이냐"는 질문에는 "비판하는 분들의 거친 언어들이 어느 부류에서 나오는 것인지 대부분 알고 있어 크게 괘념치는 않는다. 다만 늘 어색하고 이상하게 생각한 건 '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하고 궁금했다"고 자신의 발언에 대한 확고한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가수 겸 방송인 은지원 씨의 경우는 정치적 논란을 다소 피해간 경우다. 은 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선거 유세를 도운 데 이어 2013년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 행사에 가족 자격으로 참석했다. 은지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누나인 고 박귀희씨의 손자로 박 대통령의 5촌 조카다. 이후 은 씨는 박 대통령의 숨겨진 아들이라는 등의 악성 루머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는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딱히 정치색을 보인 것도 아니지만, 연예인은 정치색을 보이면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좋을 게 없다', '생각보다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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