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타이거 우즈가 출전하면 미국이 패배한다."
미국의 '라이더컵 징크스(Jinx)'다. 1927년 잉글랜드-아일랜드연합과 첫 대회를 치른 이래 역대 전적에서 25승2무13패로 앞서고 있지만 2000년대 들어 7차례 대결에서는 오히려 1승6패로 절대적인 열세다. 타이거 우즈(미국)라는 당대 최고의 선수가 가세한 시점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미국은 우즈가 무릎부상으로 불참한 2008년 유일한 1승을 일궈냈다.
우즈는 1997년과 1999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10년, 2012년 등 7차례나 등판했지만 우승의 기쁨을 맛본 건 1999년 딱 한 차례다. 세계랭킹 1위를 독점하면서 '골프황제'로 군림한 시절이었다는 게 의외다. 1996년부터 2013년까지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통산 79승을 쓸어 담았고, 2000~2001년에는 '메이저 4연승'이라는 새 역사를 창조한 화려한 스펙이 무색한 셈이다.
라이더컵은 개인기 보다 팀웍이 중요하다는 게 '타이거 미스터리'의 출발점이다. 사흘간 총 28개 매치를 치르는 가운데 두 선수가 호흡을 맞추는 포섬(두 명의 선수가 1개의 공을 번갈아 플레이)과 포볼(2명의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플레이하고 좋은 스코어를 채택)이 16개 매치나 된다.
우즈는 이번 41번째 라이더컵에는 부단장으로 참가해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8년 만의 정상탈환을 노리는 미국으로서는 어쩌면 다행일 수 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 헤이즐틴내셔널골프장(파72ㆍ7628야드)에서 끝난 첫날 5승3패를 수확해 일단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비하인드 스토리가 라이더컵을 지켜보는 재미를 더욱 쏠쏠하게 만들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