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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 D-1, 국내기업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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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대서 마케팅 경쟁 역차별…김영란법 취지는 공감, 모호한 규정에 부담 가중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등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을 하루 앞두고 글로벌 마케팅 경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역차별을 받는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김영란법이 마케팅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무대에서 외국 기업들에 비해 불리한 여건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은 김영란법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모호하면서 과도한 제약에 발목이 잡히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전자업체들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행사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을 앞두고 김영란법 '변수'로 고심하고 있다.

김영란 D-1, 국내기업 '기울어진 운동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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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전자·자동차 업체들의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는 현장이지만, 국내 업체들은 맞춤형 전략은커녕 실무준비에도 애를 먹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국내 주요 언론을 초청해 차별화된 기술을 알리고 싶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고민이 많다"면서 "차별 없이 초청하면 가능하다는 얘기도 있고, 김영란법 위반이라는 얘기도 있고 해석도 제각각이어서 더욱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한 뒤 국내외 행사를 마련할 때도 김영란법 저촉 문제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영란법은 '속지주의'와 '속인주의'가 모두 적용돼 국내에서의 위반행위는 물론 국외에서 내국인이 위반행위를 해도 관련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다.

국내 전자업체가 김영란법 시행을 맞아 잔뜩 움츠러들어 있는 사이 애플과 같은 글로벌 경쟁 기업들은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애플은 자국 언론으로부터 "혁신 없이 마케팅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을 정도로 축적한 실탄을 마케팅에 쏟아붓고 있다.

애플은 서울 강남역 삼성전자 본사 주변에 직영매장인 '애플스토어'를 개설하고자 부지를 물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이 한국에서 첫 번째 매장을 열기 위해 삼성전자 본사 '뒷마당'을 부지로 물색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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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28일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 각종 시승 행사를 연달아 개최한 뒤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차는 연말 신형 그랜저 출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형식의 마케팅 행사를 하기 어려워졌다.

통상적으로 제공하던 차량 시승 기회와 식사, 기념품 등이 김영란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외국의 주요 모터쇼에 언론과 전문가를 초청해 기술의 우수성을 알리던 기존 관행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도요타 등 외국 경쟁 업체들은 오피니언 리더들을 자유롭게 초청해 차량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안 국내 업체들은 김영란법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로 들어가면 허용 행위를 둘러싼 '모호성'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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