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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가계빚 통계 놓고 3각 줄다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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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금융부 차장

이은정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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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차주(借主)들의 연령과 소득, 금리 등의 정보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고 한다. 차주의 소득 등을 중심으로 한 유형별 통계를 만들어 가계 부채 문제를 제대로 진단해 맞춤형 대책을 세우겠다는 의도에서다.

현재 가계부채 총량 통계는 한국은행이 분기마다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엔 가구별 소득과 자산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말 그대로 총량의 변화만 파악할 수 있다. 가구별 소득과 부채 등의 좀 더 자세한 통계를 보려면 한은, 통계청, 금융감독원이 1년에 1번 공동으로 발표하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 통계 역시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방식이다 보니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기존 통계로는 가계부채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하기 힘들다 보니 더 정밀한 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게 사실이다.
이 같은 때 금융당국이 제대로 된 가계부채 통계를 만들겠다며 나선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올해 2분기 기준 한국의 가계부채(가계대출+판매신용)는 1257조원을 뛰어 넘었다. 1분기 보다 54조원 이상 불었다. 이 속도라면 연내 1300조원도 넘어설 수 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비율(DSR)도 170%까지 치솟은 상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을 때 미국의 DSR(135%)과 비교해도 크게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통한 맞춤형 대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점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의문점이 하나 든다. 한은이 지난해 신용정보회사인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100만명의 금융권 대출 정보를 받아 구축한 가계부채 DB를 왜 활용하지 않는지다. 이 DB는 분기마다 100만명 대출정보가 연령·성·거주지 등 별로 업데이트 된다. 물론 이 DB에도 가계의 소득 및 자산 정보는 빠져 있다는 약점이 있다. 국세청이 개인정보 공유에 난색을 보인 탓에 관련 DB를 구축하지 못해서다. 외부에 공개되지도 않았다. 통계청이 기존 가계금융복지 조사와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식 통계로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자체 통계를 만들겠다고 뛰어들면서 미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마치 가계부채 통계 주도권을 놓고 통계청, 한은, 금융당국이 3각 싸움을 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 통계를 놓고 관련 부처 간 주도권 싸움이 벌어진다면 정작 중요한 해법 찾기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가계부채 통계를 누가 만들었느냐는 중요치 않다. 관계기관 간 협조를 통해 제대로 된 통계를 만들어 가계부채를 해결할 해법을 찾는 게 더 우선이다.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가계부채를 해결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은정 금융부 차장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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