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 중 극단적 선택한 기업인들…"포토라인 서는 것 자체가 인격적인 모독"
이 부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서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 피의자 신분 소환 조사를 앞두고 목숨을 잃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과 자존심이 높은 이들은 특히 심리적 압박과 억울함 등이 겹치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있다. 기업인으로서 명성을 쌓았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정몽헌 아산현대 이사회 회장은 대북 송금과 비자금 조성 혐의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었다. 정 회장은 2003년 8월4일 현대 계동사옥 집무실에서 뛰어 내려 숨을 거뒀다.
김학헌 에이스저축은행 회장은 2012년 1월12일 저축은행 비리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회장은 검찰 소환이 예정된 당일 서울 서초동의 한 호텔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은 2004년 3월11일 한강에서 투신자살했다. 남 전 사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친형 건평씨에게 3000만원을 준 혐의로 조사를 받은 바 있다.
기업인 등의 자살 사건이 있을 때마다 검찰은 '유감'을 표명하며 수사방식에 대한 재점검을 약속했지만, 유사한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장인 오영중 변호사는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자체가 당사자에게 심한 정신적인 압박과 인격적인 모독으로 다가올 수 있다"면서 "횡령·배임 사건은 증거가 중요한데 진술에 집착하는 검찰의 행태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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