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에서 한가지 돋보이는 것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금리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불거진 외국인의 관망심리다. 삼성전자도 전날 모처럼 2% 넘게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국인은 한국 주식을 더 살 여력이 있을까.
과거 외국인들의 순매수 기조가 순매도로 전환됐던 시기는 세 차례(2012년 3월, 2013년 10월, 2015년 5월)였다.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상승했던 지난해 5~8월을 제외하면 외국인은 차익실현 이후 다시 순매수를 재개했다. 신한금융투자는 4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초중반 수준에 머무르는 완만한 흐름을 예상하고 있다. 환율이 예상 외로 가파르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외국인이 순매도로 전환되더라도 장기 순매수 추세 하에서의 차익실현 관점으로 해석하는 편이 적절해 보인다.
과거와 현재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비교해 추가 매수 여력을 비교해 보면 지난 2월 이후 외국인 자금은 한국 주식을 12조2000억원 순매수했다. 3개월 이상 순매수가 이어진 경우의 평균인 12조1000억원 수준에는 도달했다. 다만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던 2010년 9월~2011년 1월(13조9000억원), 2013년 7~10월(15조2000억원)까지는 1조7000억~2조9000억원의 여력이 남아있다.
삼성전자의 상승흐름은 유효한 가운데 잠시 쉬어가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글로벌 대표 IT기업의 주가가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세부침'이란 말을 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세상의 변화에 맞추어 함께 변화해간다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 굴원이 지은 '어부사'에서 비롯된 말이다.
글로벌 주요지수의 특징은 최근 상승탄력이 둔화된 가운데 20일선을 중심으로 지지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증시에서는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20일선에의 지지를 확인한 후 호흡조절 중이다. 최근까지 코스피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던 독일 DAX지수 역시 20일선에서의 지지를 확인한 후 기술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의 경우 DAX지수를 약간의 시차로 후행하는 것으로 판단되기에 20일선까지의 조정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지수의 반등시점은 삼성전자의 반등시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삼성전자의 조정은 선물지수의 약세로 이어졌다. 전날 삼성전자는 2% 이상의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의 선물매도로 이어졌고 프로그램 수급 역시 차익과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특히 선물 외국인은 미결제약정의 감소를 동반한 대규모 순매도로 대응하면서 시각변화 가능성을 보였다. 결국 선물 9월물은 1.3포인트 하락한 257.05포인트로 마감했다. 선물 거래량은 8만5000계약이었고 미결제약정은 3000계약 가량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이 선물시장에 미친 영향은 컸다. 시가총액 방식을 사용하는 코스피 200을 추종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뿐만 아니라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행진도 선물 방향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매크로의 우호적인 분위기는 EM 관련 글로벌 자금의 유입으로 연결됐다. 실제로 미국 증시의 양호한 흐름과 함께 외국인의 비차익매수가 전개된 바 있다.
하지만 전날은 다소 달랐다. 미결제약정의 감소를 동반한 선물매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기존 매수에 대한 청산 성격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시각 변화 여부가 중요한데 야간거래 포지션을 보면 아직은 순매수를 확대하는 모습이 발견된다. 따라서 아직까지 본격적인 시선변화로 간주하는 것은 무리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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