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은 너도 나도 대학진학에 매달리고 있는 우리사회에서 이른바 '선취업 후진학'을 장려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을 하더라도, 원하는 시기에 언제든지 학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교육부가 밝힌 취지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졸업장'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학과 통폐합이나 학제 개편 등 대학구조조정이라는 명목 아래 진행돼 온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의 문제점이 결국 학생들의 분노로 표출됐다는 게 교육계 안팎의 분석이다.
대학가에서는 그동안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등록금 인상 억제로 자금 압박을 받는 와중에 정부가 돈을 앞세워 대학을 통제하고 줄세우기 한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막상 사업 진행 과정에서는 학교 구성원(학생들)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따라줄 것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소통 없는 정책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낸 채 종종걸음을 친 이대 총장이나 "평생교육, 균등한 교육기회 제공이라는 좋은 사업 취지를 학생들이 포용하지 못한 것 같다"는 교육부 관계자의 말은 애써 이번 사태를 이대만의 일로 치부하려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하다.
조인경 사회부 차장 ikjo@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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