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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新주거풍속 '나빌레라(나눠쓰고ㆍ빌려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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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증 월세 셰어하우스 나눠쓰고
방학 두달간 오피스텔 단기임대
기숙사 부족ㆍ주거비 부담 '고육책'

▲ 서울 서대문구의 한 대학가 인근 원룸촌 풍경.

▲ 서울 서대문구의 한 대학가 인근 원룸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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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1.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장모(23)씨는 한 아파트의 3개의 방 가운데 하나를 임차해 살고 있다.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 한 명도 집주인 할머니와 방 하나씩을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이른바 '셰어하우스' 형태다. 보증금은 없이 30만원을 월세로 낸다. 장씨는 "학교근처 하숙집만 해도 최소 월 45만원에서 60만원 수준"이라며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훨씬 넓고 쾌적한 아파트에서 살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 서울 서대문구의 대학생 문모(21)씨는 방학 두 달간 유럽여행을 떠나며 살고 있던 오피스텔을 단기임대 내줬다. 이른바 '전대'를 시도했는데 대학의 한국어 교육원에 등록한 외국인 유학생이 전차인으로 들어왔다. 문씨는 "두 달 동안 집을 비우는데 월 70만원의 월세와 관리비, 각종 공과금은 그대로 내야해 부담을 느껴 재임대를 놓게 됐다"며 "무보증에 월세, 관리비, 공과금만 임차인이 내도록 계약했다"고 말했다.
무보증 월세 셰어하우스와 단기 전대 등이 대학가 인근의 새로운 주거풍속도가 되고 있다. 고정수입이 없는 대학생들에겐 주거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수입이 태부족한 대학생들이 주거비를 줄이기 위해 나타난 고육책이어서 씁쓸함을 준다.

실제로 대학생들의 주거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2012∼2015년의 주거실태 통계를 살펴보면 청년층의 임금은 계속 줄어드는 반면 주거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와 서울시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대 근로소득은 2012년 209만원에서 2013년 233만3000원으로 반짝 증가했으나 2014년 202만9000원, 2015년 187만3000원으로 감소세를 이어나갔다. 반면 소득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30.4%에서 2014년 34.5%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이 지수가 25%를 넘을 경우 빈곤층으로 분류한다.

이런 가운데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거주할 수 있는 대학 기숙사는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대학알리미 공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국ㆍ공립, 사립대의 기숙사 수용률은 10.29%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인 20.94%의 절반 수준이다.
대학생들이 기숙사가 아닌 원룸ㆍ오피스텔의 주거형태를 선택할 경우 주거비 부담이 급격히 높아진다. 부동산114의 시세정보에 따르면, 신촌ㆍ신림ㆍ건대ㆍ한양대 등 지하철 2호선 인근 대학가의 원룸과 오피스텔은 평균 보증금이 1000만원, 월세가 45만~75만원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정모(25)씨는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이 주거비를 아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경쟁률이 치열해 쉽지 않다"며 "60만원의 월세가 부담스러워 룸메이트를 구해 함께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D공인 대표는 "대학교 인근에서 조금 깔끔하다싶은 원룸은 물건도 많지 않고 월세는 50만~6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면서 "이렇다보니 초단기 임대라든가 방을 함께 나눠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전대라든가 방 공유 등에서 집주인의 동의 여부에 따라 불법적 거주공간 점유로 몰릴 수 있기에 임차인과 직접 거래를 하더라도 집주인의 의사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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