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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개월새 판결 정반대로 바꾼 최고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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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사건, '400억원대 유체동산' 회사소유권 인정안돼…올해 3월 별도 소송에선 '회사 소유' 판단

단독[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대법원이 400억원 상당의 고가(高價) 유체동산(오디오 등)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아 회사가 파산에 이르렀지만, 3개월 만에 다시 회사 소유라고 판단한 정반대의 판결을 했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김창석)는 지난해 12월 ㈜씨큐어넷의 '파산선고' 재항고 사건에서 "파산은 정당하다"고 판단한 원심을 확정했다.
씨큐어넷은 1998년 1월13일 설립된 자본금 105억원의 주식회사로 시설경비, 기계경비, 보안 등의 용역 업무를 담당한 회사다. 씨큐어넷은 임금체불과 경영악화 상황을 경험했고, 임금 채권자들이 2013년 파산을 신청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1심은 "채무자(씨큐어넷) 자산은 125억원인 반면 부채는 379억원에 달해 채무 초과 상태에 있다"면서 "파산원인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씨큐어넷은 시가 400억원 상당의 오디오 장비들(유체동산)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채무초과 상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대법원.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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턴테이블, 스피커, 진공관 앰프 등 오디오 장비들은 서울 구로구 씨큐어넷 본사와 경기도 양평 연수원에 보관돼 있었다. 400억원 상당의 유체동산이 회사 소유로 판명될 경우 부채보다 순자산이 많게 되므로 '채무 초과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고법 민사40부는 2014년 9월 "(씨큐어넷) 소유임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다"면서 "부채총액이 자산 총액을 초과하므로 채무자회생법 제306조 제2항에 따라 파산원인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는 유체동산은 씨큐어넷 소유가 아니라는 2심 판단을 받아들였고, 회사의 파산도 확정했다.

씨큐어넷 파산 문제와는 별도로 유체동산을 둘러싼 '관리·처분권 확인' 소송도 진행됐다. 씨큐어넷 파산관재인이 전직 대표이사인 채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이었다.

채씨는 오디오 장비 등 유체동산은 본인의 취미 생활을 통해 평소에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씨는 씨큐어넷 계열사였던 ㈜애드닷컴에 오디오 소유권을 넘겼다고 주장했고, 씨큐어넷 파산관재인은 회사 소유라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민사11부는 지난해 10월 "파산선고 당시 씨큐어넷이 (오디오 등) 유체동산을 점유하고 있었고 원고가 파산관재인으로서 점유를 승계했다"면서 "유체동산의 소유자는 씨큐어넷"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서울고법 민사11부 판결이 나온 뒤인 지난해 12월 대법원은 유체동산은 씨큐어넷 소유가 아니라는 취지의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관리·처분권 확인 소송 결과도 이러한 대법원 판단 취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였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대법원 3부(재판장 박보영)는 올해 3월 "유체동산은 씨큐어넷 소유"라는 서울고법 민사11부 판결을 받아들여 확정 판결했다. 앞선 대법원 2부의 판결을 정반대로 뒤집은 것이다.

채씨는 "씨큐어넷 자산으로 볼 수 없다면서 '파산'을 확정하더니 다시 씨큐어넷 소유라고 판단을 뒤집은 대법원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면서 "너무 억울하고 답답해서 재심이라도 청구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이 실체적인 판단을 달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파산선고 확정판결은 법정기간 내에 재항고 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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