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얼마 전 본지에 인스턴트 식품과 관련된 흥미있는 기사가 게재됐다. 건강에 관심이 높은 6085(60∼85세) 소비자들 조차 10명 중 약 7명(67%)이 한 달에 한 번 이상 인스턴트 식품을 섭취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인스턴트 식품이 주는 '편의성' 때문이었다.
군과 언론간에도 인스턴트 식품과 같은 관계가 존재한다.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군은 땜질식 인스턴트 브리핑을 하고 언론도 편의성 때문에 검증없이 기사화 할 때가 많다.
하지만 몇일 후 이 일병은 바다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 일병은 근무할 때 복장 그대로였고 K2소총을 메고 방탄 헬멧까지 쓰고 있었다. 조사결과 실족사로 결론 내려졌다.
이후 이 일병의 부모는 "아들이 살아 돌아온다면 누구를 미워할 수 있겠지만,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용서했다"며 "'(죽은 아들의)선임병 등이 안전하게 군 생활을 마친 후 부모 품에 돌아가게 해달라'고 사단장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아직도 이 일병을 탈영병이라고 규정지은 보도에 대해 정정보도 내지 후속 보도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남 하사는 50㎏에 달하는 전투 장비를 완비한 채 강하를 했지만 낙하산의 줄이 엉키면서 약 700m 상공에서 비행하는 C-130 수송기에 매달려 실신하는 아찔한 상황에 처했다. 자칫 생명까지 잃을 수 있었다. 남 하사는 다행히 구조됐지만 현재 어깨탈골과 생명까지 잃을 뻔한 충격으로 군병원에 입원중이다. 하지만 언론은 여전히 총기분실에만 촛점을 맞추고 있다.
얼마전에는 해외파병에 나섰던 장교들이 청해부대 장병들의 부식비를 횡령했다며 방산비리 일환으로 몰아세우는 기사가 쏟아졌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진급예정자다. 만약 이들이 무혐의로 결론난다면 개인적인 명예, 가족들의 상처, 해군의 사기는 누가 책임질지 답답하다. 인스턴트 브리핑과 보도로 군 장병 사기만 만신창이가 되는건 아닌지 걱정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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