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고차로 시작해 美시장 진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아는 일본어라고는 '이랏샤이마세(いらっしゃいませㆍ 어서오세요)'가 전부인데 일단 맛을 보면 누구든지 계약을 하자고 한다. 품질 말고는 내세울 것이 없다."
최 대표는 원초 거래처 선정과 수매를 직접 한다. 원초의 맛을 보고 소위 '될 김, 안 될 김'을 가려낸다. 또 처음 맛 본 원초와 구입한 원초가 맛이 다르면 곧장 전량 폐기하는 원칙을 사업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최 대표는 "어린 시절 지게를 메고 부모님을 따라 김을 따러 다녔는데 김은 한겨울이 제철이라 김 채취가 끝나면 손이 꽁꽁 얼었다"며 "허기진 배로 채취한 김을 지게에 싣고 오다 라면 냄새에 정신을 팔아 김을 몽땅 모래밭에 쏟아 붓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김이 지겨울만도 한데 최 대표는 여전히 매 끼니 김 반찬을 빠뜨리지 않을 정도로 김에 애정이 많다.
대천김 대표를 맡게 된 이후부터 그는 전공을 살려 조미김을 제조하는 설비를 개발했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자 해외 수출에도 착수했다. 지난 2001년 대만을 시작으로 현재 12개국까지 수출국을 늘렸고, 연간 매출액 180억원을 달성했다.
최 대표는 "승부사 기질이 좀 있는데 직원들이 만류해도 명절 시즌이 되면 종종 선물용 제품 물량을 과하게 많이 준비한다"며 "창고를 가득 채우고 있던 제품들이 결국 다 팔려나가면서 창고가 완전히 텅 빈 모습을 볼 때가 행복하다"고 말했다.
대천김은 가공 공장 3곳으로 확장하고, 미국 현지법인까지 운영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석사 이상 연구 인력도 채용해 조미김 제품 수가 15개에 달한다. 최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1일 제5회 수산인의 날 기념식에서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세종=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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