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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 지하철 '메피아' 탄생의 기원

최종수정 2016.06.15 11:08 기사입력 2016.06.1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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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 노-사, 2008년 말 임단협 부대 협약에 '메피아' 탄생 근거 조항 명시...2015년 말 체결된 임금피크제 합의에서 '퇴직지원프로그램 마련' 합의도 논란

2일 오후 구의역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이 추모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2일 오후 구의역 추모식에 참석한 시민이 추모문구가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고 있다.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이른바 '메피아'(서울메트로+마피아)가 탄생한 배경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진행된 대규모 인력 감축 과정서 체결한 서울메트로 노사간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울메트로의 노사는 지난해 말에도 이른바 '퇴직 지원프로그램' 도입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나 '메피아'의 존속ㆍ확장을 도모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15일 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연말 메트로와 지하철노조는 임금및단체협약 갱신 협상을 타결하면서 부대협약에 "향후 민간위탁을 추진할 시 노사 협의를 거치다"는 점을 명시했다. 오 전 시장이 1500여명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시도하자 서울지하철노조가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던 상황에서 나온 타협안이었다.

이같은 합의에 대해 노동계 안팎에서는 '메피아 탄생의 근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후 메트로는 각종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메피아'들을 내려꽂기 시작했다. 메트로는 용역업체와의 계약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자들을 우선고용하고 처우도 기존의 80%대를 보장하도록 하며, 업무도 쉬운 곳으로만 배치하도록 강제했다.

지난달 28일 발생한 구의역 사고의 해당 업체 은성PSD가 지난해 5월 메트로와 체결한 용역 계약서가 대표적 사례다. 메트로는 계약서에 '계약상대자(은성PSD)는 발주기관(서울메트로)의 전적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승계 해야 하며 인력배치는 발주기관의 전적직원을 우선 배치하고 부족시 신규채용 직원을 임시 배치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구의역에서 숨진 비정규직 수리공 김모씨(19)가 월급을 144만원만 받으며 컵라면도 못 먹을 정도로 중노동에 시달렸지만, 메트로 출신 전적자들은 손 쉬운 일만 맡으면서도 400만원 안팎의 고임금을 받게 된 배경이었다.

그러나 지하철노조는 당시 구조조정을 추진한 사측과 오세훈 전 시장 쪽에만 책임을 돌릴 뿐 자신들의 묵인ㆍ방조 여부에 대해선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날 지하철노조 부위원장이라고 신분을 밝힌 한 관계자는 아시아경제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측이 강제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면서 알아서 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하철노조는 지난 10일 구의역 사고 발생 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메피아'의 뿌리는 현 정부ㆍ여당"이라고만 밝혔다.
뿐만 아니라 메트로 노ㆍ사는 최근에도 '메피아'의 존속ㆍ확장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지난해 말 임금피크제 도입 관련 메트로 노사 합의서를 보면, 노사는 올해 1월1일부터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퇴직 지원프로그램' 마련에 합의했다.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존재했던 '메피아'를 공식화시켜 퇴직자들의 노후를 보장받으려 했던 시도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는 2013년 성수역, 2015년 강남역 등에서 스크린도어 비정규직 정비공이 잇따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지하철 업무 외주화에 따른 안전 문제, 전적자ㆍ자체고용 비정규직간의 차별 대우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본격화되던 시점이었다.

메트로 관계자는 "노사가 그런 합의를 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시행 프로그램까지 나온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노동계 인사는 "비공식적으로 강제 퇴직 동료를 위해 애쓴 것 자체는 '인지상정'의 문제"라면서도 "정규직의 기득권이 결국 비정규직의 근로조건 악화ㆍ안전 사고를 일으키게 된 원인의 일부라는 점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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