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에게 영원히 사랑받는 기업 되겠다" 염원담아 괴테 소설의 여주인공 이름 '샤롯데'서 영감
창사 이래 최악 위기 속에서 辛 형제, 경영권 두고 '표 대결'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83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을 이야기 할 때 빼놓지 않는 핵심어 중 하나다. 신 총괄회장은 19살이 되던 1941년 돈을 벌 작정으로 단돈 83엔을 들고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갔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일본에 17개 계열사, 자산 5조8000억원, 한국에는 80개 회사에 111조원의 자산을 가진 거대 기업으로 사업을 키웠다.
신 총괄회장이 그룹 이름을 '롯데'로 지은 데에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큰 영향을 줬다. 신 총괄회장이 문학도를 꿈꿀만큼 책읽기에 매진하던 청년시절, 감명깊게 읽은 책이 바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롯데는 이 책의 등장인물인 '샤롯데'에서 따왔다. 소비자로부터 영원히 매력적이고 사랑받는 기업으로 친숙한 제품을 제조하겠다는 기원을 담아 만들었다. 현재 샤롯데라는 명칭은 롯데시네마에서는 따로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고, 롯데제과에서는 프리미엄 초콜릿에 이 이름을 붙이기도 할 정도로 롯데 내 곳곳에서 쓰이고 있다.
13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은 이달 말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의 임원 해임안과 자신의 이사 선임안 등을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이미 지난달 해당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달라고 롯데홀딩스에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이 검찰의 전방위 비자금 수사로 초유의 위기를 맞은 현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동생의 경영권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두 차례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는 동생인 신 회장이 모두 압승하면서 신 전 부회장은 힘을 잃는 듯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을 주축으로 한 '원롯데'에 힘이 실렸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를 계기로 다시 '신동빈 체제' 흔들기에 나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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