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1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수출 부진과 함께 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우리 경제에 그늘이 짙어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 수 있는 셈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은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KDI가 발표한 올해 국내총생산 전망치는 2.6%로 정부 예측(3.1%)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이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주력산업의 경쟁력도 악화하고 있다"며 "5월 전체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17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KDI는 올해 수출(물량 기준)이 1.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12월 경제전망 때(1.8%)보다 1%포인트 가까이 전망치를 끌어내린 것이다. KDI 관계자는 "OECD 및 주요 신흥국 경기선행지수가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99.3을 유지하는 등 수출 여건이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올해 투자 증가율 전망치도 대폭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에서는 올해 설비투자가 3.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지만 3.0% 감소할 것으로 수정한 것이다. 수출 부진으로 대외 수요가 둔화하고 산업 생산이 저조한 수준에 머물면서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1분기(1~3월) 국내 설비 투자액은 작년 4분기보다 8.8%감소하며 금융위기 발생 이후 7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KDI 관계자는 "수출 감소에 따른 제조업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2.2%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건설업생산(23.2%)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전반적인 생산활동은 부진했다는 분석이다. 또 제조업 평균가동률의 경우 전월보다 0.3%p 하락한 73.2%를 기록했다. 제조업 출하는 수출출하가 2.7% 감소하며 전년동월대비 0.1%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기는 앞으로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저유가, 중국 경제 둔화 등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가계는 소비를, 기업은 투자를 줄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기업의 소득 감소-고용 감소- 가계소득 감소라는 악순환의 고리인 셈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설비가동률이 높지 않고 재고도 쌓이고 있는데다 기업 구조조정 등 불확실성이 있어 당분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투자 활성화 대책 등 정책효과를 높이는 한편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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