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장원 교수와 버스킹 문화를 말하다
[아시아경제]한국의 버스킹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이제는 버스킹을 각 지자체나 기업이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버스킹(busking)은 길거리 공연을 의미하는 용어로 번화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장소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버스킹을 하는 사람, 즉 공연을 하는 사람은 버스커(busker)라고 부르며 ‘벚꽃엔딩’으로 유명한 밴드 ‘버스커 버스커’가 의미하는 바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버스킹 문화는 어떻게 성행하게 되었으며, 장단점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조장원 교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버스킹의 정의에 대하여 그는 공연장이라고 지정되지 않은 공간, 즉 길거리, 공원, 광장, 지하철역 등의 장소에서 자유롭게 무료 공연을 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무료 공연이라는 의미는 사람들이 공연을 보고난 후 약간의 공연료를 지불하거나 그 자리에서 그들의 음반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이는 관객의 자율성에 따르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였다. 또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연의 종류나 범위에 대해 지정된 바가 없으므로 주로 음악과 관련된 공연이 많으나, 반드시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불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버스킹 문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우선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가수나 밴드들에게 중요한 홍보수단임을 설명했다. 더불어 단순히 버스킹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관객들에게만 홍보가 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들의 버스킹 영상을 찍어 유투브 등을 통해 올림으로써 훨씬 큰 효과까지 노릴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요즘 버스킹은 지역의 홍보 수단으로도 활약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마포구에서는 관광객들에게 홍대의 버스킹 공연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고, 광주나 부산 등에서도 특정한 날, 예를 들면 마지막 주 금요일과 같은 날에 버스킹 축제 등을 개최하는 것을 기획하며 지역 문화를 되살리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대중들이 양질의 공연을 자유롭게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도 대중문화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조장원 교수는 버스킹 문화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도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소음 문제로 버스킹에 관련한 특별한 규제가 없는 상황이므로 늦은 밤시간까지 들려오는 음악 소리 때문에 주변 상가나 인근 주민들이 정신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말한다. 따라서 민원이 끊이지 않는 실정이지만, 아직은 그것이 명확하게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버스킹을 시도하는 버스커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실력에 대한 논란도 계속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대중들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이들이 거기로 쏟아져 나오다 보니 실력을 갖춘 이들의 공연을 볼 기회가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이어 최근에는 버스킹의 상업화도 하나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이는 버스킹을 댄스학원이나 실용음악학원 등의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에 대한 염려로 보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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